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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교수의 ‘맛의 비밀']
보틀 테이스팅에서 버추얼 테이스팅으로

  • 작성자 농심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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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12-26 15:38: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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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금을 살해하기 위해 음식에 독을 넣었는지 여부를 알아보기 위하여 기미상궁은 임금보다 먼저 음식을 하나하나 맛보며 안전한지 여부를 판단하였다. 식품의 안전 여부를 목숨을 걸고 행하였던 우리나라 역사속의 이야기와 차이는 있지만 중세 유럽에서도 영주가 식사하기 전에 식품의 안전성을 알려주는 임무를 가진 사람이 있었다. 이들은 식품보관을 담당하는 솜(Somme)이라는 직책을 가졌다. 19세기경 프랑스 파리의 한 음식점에서 와인을 전문으로 담당하는 사람이 생기게 되었고 오늘날과 같은 와인을 감별하는 형태로 발전해 오면서 소믈리에라는 직업이 생겨났다. 그 어원은 바로 솜에서 기원한 것으로 여겨진다. 이들의 주요 역할은 고객의 입맛에 맞는 와인을 골라주고, 식사와 어울리는 와인을 추천해 준다.


  많은 식품들이 온도에 따라 그 맛과 향이 차이가 나므로 소믈리에는 와인이 마시기에 적절한 온도인지부터 우선적으로 판단한다. 사람도 만남에서 첫인상이 중요하듯 음식도 마찬가지다. 와인도 첫 풍미부터 호감을 선사해 주어야 한다. 깨끗하면서도 신선함을 느낄 수 있어야 하고 온화하면서도 향에 끌릴만한지, 또 포도 과실의 풍미가 풍부해야 한다. 소믈리에는 이런 와인이라면 주저할 것도 없이 선택할 수 있도록 와인을 제공해야 한다. 그러나 와인의 향이 빈약하거나 바디감이 없고 맹물 같은 느낌을 주거나 혹은 산화된 불쾌 취가 느껴진다면 더 이상 마시기가 곤란하다. 이런 불쾌 취는 보관상에 문제가 있거나 제조과정에서 산소의 유입이 지속되어 산화된 것이기에 테이스팅을 통해 구분한다. 소믈리에가 자신감을 갖고 추천을 해 준다 하더라도 향미는 사람에 따라서 취향과 선호도가 다를 수도 있다. 그런 탓에 와인을 서빙 하는 경우 첫잔 테이스팅을 통해 고객의 취향에 무리가 없는지 여부를 판가름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사람들은 전문적인 프로그램을 통하여 훈련을 받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캘리포니아 나파 지역을 포함하여 샌프란시스코 베이 지역 일대에는 500여개의 와이너리가 있다. 이들 와이너리에서 일하는 소믈리에의 양성을 위하여 University of California, Davis에는 포도주학과가 있으며 별도의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와인뿐만 아니라 커피에 대한 소믈리에 교육도 실시되고 있다.


  보통 와인을 맛보는 경우 와인 한 모금을 몇 초 동안 입 안에서 돌아다니게 하여 휘발성 방향 분자들이 비후 경로를 통해 후각으로 느껴지게 유도한다. 물론 코로도 와인의 향을 느낄 수 있으나 맛과 향을 동시에 느끼고 촉각마저 느껴지게 하면서 전체적인 풍미에 대한 느낌을 가늠하고자 하는 작업을 시행한다.  이어서 입 안의 와인을 마시거나 뱉고 난 다음, 향이 얼마나 오랫동안 남아있는지 그 지속성을 관찰해 본다. 보통 향과 맛의 지속성이 길수록 품질이 좋은 고급 와인이고, 장기 숙성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와인뿐만 아니라 일반 장기 숙성주의 맛을 전자혀로 분석해보면 발효 초기 단계에서는 각각의 맛 성분들이 샤프하게 튀는 경우가 많은데 발효기간이나 숙성기간이 점차 오래될수록 맛과 향이 다듬어져서 부드러워지는 경향을 보여준다. 


  맛을 보는 능력이 점차 향상되면 와인의 품질에 대한 평가뿐만 아니라 이것을 마셔야하는 시점을 판단할 수 있게 된다. 예를 들어 지금 마시는 것이 좋은지, 좀 더 숙성시켰다가 먹는 것이 바람직한지, 아니면 마시기에 적절한 시점이 지나 버려야 할는지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된다. 많은 식품들의 풍미는 향에 의해서 좌우된다. 하지만 와인의 경우에는 맛도 상당히 중요한 요소이므로 와인을 선택할 때 꼭 고려되어야 한다. 와인의 맛 중에서 단맛은 포도의 단맛성분으로부터 기인한다. 알코올 도수가 높은 와인은 당도가 높은 과일로부터 만들어지며 이런 포도는 수확기에 도달했을 때 거의 비가 내리지 않거나 가뭄이 찾아 올 정도의 날씨가 지속되어야 높은 당도의 포도를 만들어 낸다. 지중해성 날씨나 비가림 포도를 생산하는 경우가 바로 이런 목적 때문이다. 알코올 발효를 통해 당이 분해되어 만들어졌지만 높은 알코올 농도는 미생물로 하여금 더 이상의 알코올 발효를 못하게 억제하고 만다. 이때 남아 있는 잔여 당성분은 단맛을 제공하는 데에 기여를 한다. 뿐만 아니라 발효를 통해 생성된 알코올도 달콤한 맛을 제공하는 데에 기여한다.  


  과일들은 많은 유기산을 함유하고 있지만 발효과정에서도 유기산발효에 의해 신맛물질들이 만들어진다. 신맛 성분의 유기산은 알코올과 반응하여 향기성분 중 하나인 에스테르 향을 만들어 낸다. 신맛이 너무 강하면 향과의 조화를 깨뜨리기 때문에 바람직하지 못하며 또 와인이 너무 달거나 하면 와인을 마시기가 불편하다. 물론 이런 맛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말이다. 달다고 생각하는 맛을 가려주는 것이 바로 쓴맛 혹은 떫은맛을 띠는 타닌 성분이다. 식물체에는 폴리페놀성분들이 많이 함유되어 항산화 역할을 하는데 폴리페놀 성분 중 하나인 타닌이 초기에는 떫은맛이 강하게 나타날 수 있지만 숙성되면서 타닌이 분해되면서 단단하다는 느낌을 거쳐 약간 부드러워지는 듯 하면서 입안을 마르게 하는 정도의 느낌이 나게 만들어 수렴성 와인 특유의 맛을 제공한다. 


  모든 술의 제조에서 가장 중요한 원료는 물이다. 어떤 종류의 물을 사용하느냐에 따라 술맛이 좌우된다. 하지만 와인은 물을 첨가하는 것이 아니라 포도에 함유된 물이 주성분이다. 그런데 이 물에 짠맛 성분을 갖는 나트륨이나 칼륨의 함량에 따라 드물지만 짠맛을 나타내기도 한다. 결국 이런 모든 맛을 제공하는 성분들과 향기성분들이 조화를 이루어 와인의 최종적인 풍미를 가져 오는 것이다.


  소믈리에는 이런 맛의 변화에 영향을 주는 요인들, 이를테면 어떤 종류의 포도 품종을 사용하였느냐, 원산지가 어디냐, 어느 해에 수확한 것이냐 등 와인의 특징을 말할 수 있는 풍부한 지식을 고객과 나누는 것이다. 어느 해를 기억하는 것은 그 해에 몇 십 년 만의 가뭄이 들었다고 하면 당도가 높고 알코올 발효가 충분히 일어나 최고급 포도주들이 생산되기 때문이다. 


  이렇게 좋은 와인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의 취향에 따라 선호도가 달라질 수 있으며 아무리 값싼 와인이라 할지라도 좋은 음식과 만나면 의외로 새롭게 태어 날 수 있다. 따라서 소믈리에는 특정 와인이 어떤 종류의 음식과 조화를 잘 이루는지 이야기 해주는 것이다.


<사진 1. 와이너리에서 소개되는 제품들>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피어 빌딩에 가면 많은 가게에서 와인들이 소개되고 있는데 하나같이 옆에서는 치즈나 다양한 쿠키, 음식들을 함께 판매한다. 테이스팅을 할 때 잘 어울리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게 도와주는 것이다. 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제조한 와인이 그만큼 품질이 좋다는 측면적인 마케팅 전략이 숨어 있기도 하다. 여하튼 소비자는 선택한 와인과 이와 잘 어울리는 음식을 선택할 수 있다면 그만이다. 


<사진2. 보틀 테이스팅을 진행하는 모습(좌), 병을 따고난 후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해 얼음에 보관하는 모습(우)>


  와인 테이스팅을 함에 있어 병에서 따라 주는 보틀 테이스팅(bottle tasting)이 있는가 하면 오크통에서 매스실린더를 이용하여 좀 더 넉넉히 많은 양을 맛 볼 수 있는 경우도 있다. 오크통에 담겨있는 와인은 여전히 숙성중인 것을 맛을 보는 것으로 완전히 숙성을 마친 것은 아니다. 어머님들이 부엌에서 음식을 만드는 과정 중에 맛을 보고 간을 더 해야 할는지 좀 더 끓여야 하는지 맛을 보시는 것과 비슷한 것으로, 이처럼 시음하는 것을 ‘배럴 테이스팅(barrel tasting)’이라고 한다. 최고급품은 이런 과정에서 그 맛을 드러낸다. 김장철이 되기도 전에 배추 밭 때기를 하여 미리 돈을 지불하고 사는 것처럼 와이너리가 금전적으로 필요성을 느낄 때 이와 같은 시음을 통해 가격을 좀 싸게 하여 거래가 이루어지기도 한다. 밭 때기처럼 한 번에 많은 양의 거래가 이루어지면 와이너리 입장에서는 별도의 노력과 마케팅 비용이 들지 않고 한 번에 많은 돈을 받을 수 있으며 이를 구매하는 사람은 좋은 품질의 와인을 좀 더 싸게 대량으로 살 수 있어 좋기 때문에 이루어지는 거래다. 일반적으로 이런 배럴 테이스팅이 끝나고 바로 병에 담기 시작하며 지역에 따라서 배럴테이스팅을 축제의 일환으로 행하는 곳도 있다.


  필자가 거의 40여 년 전 나파벨리에 갔을 때는 그곳이 그리 유명하지가 않아 3불 정도면 많은 종류의 와인을 맛볼 수가 있고 그 정도면 흡족하게 즐길 수 있었다. 그런데 2년 전에 가보니  25~30불까지 올랐고 꽤나 많은 사람들이 방문하기 때문에 유명한 곳은 줄을 길게 늘어선 것도 경험할 수 있었다. 그러나 펜더믹은 이런 관광프로그램에도 영향을 미쳐 매우 적은 사람들이 방문하다 보니 이들 소믈리에를 고용한 주인들이 금전적인 보전을 위해 금년에는 와인 테이스팅 비용이 80불까지 올랐다. 이에 더하여 새로운 형태의 맛 테이스팅 문화가 구축되었는데 바로 버추얼 테이스팅(virtual tasting) 이라는 새로운 개념의 맛 테이스팅이다. 사람들과의 접촉을 꺼리는 와인 애호가들을 위하여 와인너리를 방문하지 않고 본인이 원하는 포도주를 4개 정도를 주문하고 미리 이에 잘 어울릴 수 있는 치즈 등 음식을 준비해 주도록 안내를 한 다음 와인의 맛을 보기 전에 영상시스템을 준비해 놓고 시음을 하면서 영상을 이용하여 소믈리에와 소통을 하는 방법이다. 집에서 편안하게 음악을 들으면서 와인 잔을 바꾸어 가며 하나하나 맛을 보고 그에 따른 음식도 먹어보면서 소믈리에의 품평과 자신이 느낀 소감을 나누는 방식의 테이스팅 방법이다. 펜더믹이 가져온 새로운 시도의 비용은 300불로 좀 비싼 편이다. 기다리지 않고 집에서 편하게 누릴 수 있어 좋고 여러 와인을 편하게 많이 마셔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유용한 방법이라고 여겨진다. 와인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가족들과의 소통만으로도 좋고 이웃들과 함께 하는 자리를 마련하여도 좋을 것 같다. 이처럼 세상은 새로운 문명을 접목해 가며 또 다른 세상을 향해 달려가고 있다.


<사진 3. 화상 회의 방식을 이용한 와인을 테이스팅하는 버추얼 테이스팅>


* 출처 :  누들푸들(http://www.noodlefoodle.com)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노봉수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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