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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영신 교수의 ‘맛 이야기’]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매운맛 이야기

  • 작성자 농심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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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3-11-03 16:03: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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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국가에서 지원하는 박사 후 지원 사업으로 뉴욕 맨해튼에 있는 의과대학 연구실에서 1년 반 동안 연구를 했었다. 맨해튼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인종이 살고 있고, 그래서 전 세계의 다양한 음식을 먹을 수 있는 곳이다. 가장 기억에 남는 곳은 아프리카 이티오피아 식당이었는데 다양한 콩류를 밀가루전 같은 것에 싸서 먹었는데 손으로 먹어야 한다고 해서 손으로 싸서 먹었던 것이 기억에 남는다. 음식 먹는 도구도 하나의 문화이고, 한국은 음식을 먹을 때 고도의 기술을 요구하는 젓가락을 쓰고 있구나를 생각했었다. 내가 있던 의과대학 연구실은 식품알레르기로 세계 최고 전문가인 교수가 있는 곳이었다. 그러다보니 여러 나라의 많은 연구자들이 연구를 하고 있었고, 그곳에서 좀 더 긴밀하게 다양한 문화를 경험할 수 있었다. 


 문화 중에 가장 중요한 문화는 음식문화이다. 이태리 친구 집에 가서 가정에서 먹는 파스타를 먹어보고, 프랑스 친구 집에 가서 냄새 고약한 음식을 먹어보고, 스페인 친구 집에 가서 그들이 즐기는 다양한 알코올을 접하였다. 그런데 다양한 음식을 접할수록 ‘우리나라처럼 다양한 식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요리해서 먹는 나라가 별로 없구나’를 느끼게 되었다. 그러던 어느 날 유럽 친구들에게 한국 음식을 소개해주고 싶어서 한국 식당을 갔는데, 다들 한국 음식이 이렇게 다양한 재료를 다양한 방법으로 조리한다는 것에 놀라고, 음식 맛이 좋은 것에 또 한번 놀랐다. ‘맞아. 나만 우리나라 음식이 다양하고 맛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세계적으로 음식문화를 지배하고 있는 유럽 사람들도 한국 음식을 다양하고 맛있다고 느끼는구나!’를 알게 된 기회였다. 그러면서 이 맛있는 한국 음식을 세계에서 알아주지 못함을 안타까워했었던 2007년 이었다.  


 그렇게 15여년이 지난 지금 세상이 너무 변하여 전 세계 사람들이 한국 음식을 좋아하기 시작했다. 이곳 미시건 한국식당을 보면 몇 년 전만 해도 한국 교민이 대부분 이었으나, 요즘은 70-80%가 미국사람들로 채워지는 곳이 많아졌다. 한국 음식을 좋아하는 현상이 단지 K-culture의 영향일까? 음식이라는 것이 맛이 없으면 단지 문화의 유행만으로 먹기 힘든 것이기 때문에, 한국 음식의 인기는 우리의 맛 자체가 세계를 매료시킨다고 해석할 수 있다. 최근에 재미있는 자료를 하나 보았다. 미국에서 가장 있기 있는 음식이 라면이라는 것이다. 비빔밥, 불고기 일 것이라는 나의 예상이 완전히 빗나간 결과이다. 라면은 기본적으로 매운 맛을 가지고 있고 향이 강하기 때문에 미국사람들이 싫어할 줄 았았는데 사실 그렇지 않았던 것이다. 한국 식당에서 맛으로나 온도로나 ‘hot’한 라면을 호호 불면서 맛있게 열심히 먹는 미국인들을 보면서 ‘그렇지, 매운 맛을 어떻게 싫어하겠어.’라는 생각을 했다.  


 한국 음식이 워낙 다양해서 한가지로 특징짓기는 힘들지만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는 매운 음식이 많다는 것일 수 있겠다. 대표적인 발효 식품인 김치, 고추장은 매운맛을 대표하는 전통 음식이고, 매운 생고추를 고추장에 찍어 먹고, 고춧가루는 없어서는 안 되는 기본양념이다. 정말이지 매운맛을 즐기는 민족이다. 그래서 고추는 우리의 것이라고 생각하기 쉬운데 사실 우리나라 고추의 역사와 종류를 살펴보면 역사도 짧고, 먹고 있는 고추의 종류도 그리 다양하지 않다. 


 고추는 원래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 지역에서 기원하였고, 처음 재배가 시작된 곳은 멕시코이다. 멕시코가 고추를 재배하기 시작한 시기는 정확하게 알 수 없지만, 고고학적 증거에 따르면 적어도 6천 년 전부터 고추를 재배하고 있었다고 한다. 멕시코의 고대 문명인 마야 문화나 아즈텍 문화에서는 고추를 신성한 식물로 여기고, 의식이나 제물에 사용하니 고추의 원조는 멕시코라 할 수 있겠다. 중앙아메리카와 남아메리카의 고추가 16세기경 포르투갈로 전해졌고 16~17세기경에 일본을 통해 한국에 전해졌다고 한다. 그러니 우리가 고추를 사용하기 시작한 역사는 매우 짧다고 할 수 있다.  


 고추의 종류도 전세계적으로 다양하다. 고추의 매운 맛은 고추에 들어있는 캡사이신이라는 화학물질의 농도를 나타내는 단위인 ‘스코빌지수(SHU)’라는 것을 만들어 순위를 정하고 있는데, 스코빌 지수가 0 SHU인 피망에서 3백만 SHU인 페퍼X 까지 다양한 매운맛의 고추가 존재한다. 아래 가장 매운 고추 5가지 중 페퍼X는 아직 상용화되지 않은 인공적으로 개량된 고추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로 인정받았고, 캐롤라이나 리퍼는 2013년 기네스북에 등재된 공인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이다. 유령고추라고도 불리는 부트 졸로키아는 인도군대의 수류탄 제조에 사용한다고 한다. 레드 사비나 하바네로는 1994년부터 2007년까지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였으며, 페페론치노는 이탈리아 음식에 자주 사용되는 작고 맵고 귀여운 고추이다. 그러면 우리나라에서 가장 매운 청양고추의 스코빌지수는 얼마일까? 약 12,000 SHU로, 세계에서 가장 매운 고추 순위에서는 중하위권에 머물러 있다. 그리고 우리가 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먹는 풋고추는 스코빌지수가 1,500SHU 정도라고 한다. 자료를 조사해보니 고추의 종류도 많고 상상하기 힘든 정도로 매운 고추가 많아서 나도 놀라게 된다.  



<사진 1. 고추의 스코빌 지수 >


그런데 고추의 후발 주자인 한국이 어떻게 매운 음식으로는 빠지지 않는 나라가 되었을까? 게다가 창의적이기까지 해서 고추를 넣어 발효를 한 김치와 고추장을 만들어 냈을까? 음식 문화는 매우 복합적이어서 한가지로 단정 지을 수 없고 기록도 없어 이유를 밝혀낼 수 없으니, 논리적인 상상을 한번 해보려고 한다. 음식에 대한 창의력과 높은 수준의 음식을 만들어내는 한국인의 능력은 대단한 것 같다. 빵으로 유명한 유럽에 사는 유학생이 한국에 들어오면 빵을 사가고, 커피는 유럽을 넘어섰다는 말들을 하니 말이다. 이곳 미시건에도 한국의 뚜레주르와 파리바게트가 들어와 있는데 오전에 가지 않으면 빵이 남아 있지 않다고 하니 한국인의 음식 만드는 수준은 실로 놀랍다. ‘식재료의 응용력과 창의력이 뛰어난 우리나라에 고추가 들어 왔다! 먹어보니 자극적이긴 한데 먹고 나니 스트레스가 풀리는 경험을 했다!!’ 그렇다면 다음 수순은 무엇이었을까? 계절에 상관없이 먹고 싶었을 것 같다. 실제 매운 음식은 단지 맛의 수준을 넘어 심리적으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효과가 탁월하다는 것은 과학적으로 증명된 사실이다. 우리 혀는 매운맛을 통증을 느끼는 통각(痛覺)으로 인식하여 뇌로 전달하는데, 뇌는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 호르몬인 '엔돌핀'을 분비한다. 엔돌핀이라는 호르몬은 통증을 줄일 뿐만 아니라 기분도 좋게 하여 정신적으로 쌓여 있는 스트레스를 완화해 준다. 고통스러운 경험을 하면서도 인간이 매운 음식을 즐기는 이유에 대해서는 몇 가지 이론들이 있는데, 가장 강력한 이론은 위험과 보상(risk and reward) 이론이다. 매운 것이라는 위험이 있지만, 그것으로 인해 얻는 보상도 많다는 것이다. 좁은 땅에서 4계절 준비하느라 바쁘고, 전쟁도 많이 발생하고, 정말 스트레스와 위험한 일이 많은 세상에 고추는 일상에서 주는 고통을 잠시 잊게 해주는 진통제이고 마약과 같은 것이 아니었을까? 이 매운 고추를 4계절 먹기 위해 말려서 고춧가루를 만들고, 발효시켜 고추장을 만들고, 채소와 다양한 젓갈을 넣어 김치를 만들지 않았을까 상상을 해본다. 고추의 역사가 더 긴 다른 나라는 왜 고추장이나 김치를 만들지 못했을까? 우리나라 사람만큼 창의적이지도, 삶이 힘들지도 않았을 것이라 또한 상상해본다.  



<표 1. 연도별 어린이의 김치 섭취 비율>


이유야 어찌 되었든 매운 맛 고추를 이용한 한국의 김치와 고추장은 실로 세계적으로 우수하다. 그런데 최근 안타까운 데이터를 접하였다. 2019년부터 검사가 시작된 어린이 식생활을 평가하는 DST(Dietary Screening Test) 검사 결과를 분석해보니 김치를 전혀 먹지 않는 유아의 비율이 점점 늘고 있고, 작년에는 유아의 44%가 김치를 거의 먹지 않는다는 것이 나타났다. 유아가 매운 것을 먹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더라도 44%는 믿기지 않는 수치이다. 24개월 이상이면 조금이라도 김치를 먹을 수 있는데 뭔가 잘못되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김치의 우수성이 널리 알려지기 시작했고, 중국과 일본이 김치 종주국의 자리를 빼앗아가려고 하는 현시점에 나라의 전통 음식인 김치를 먹는 아이들이 점점 줄고 있다는 것이 많이 안타깝기만 하다. 우리가 하는 식생활 교육을 좀 돌아봐야 하지 않을까? 내 것의 우수성을 지키면서도 건강한 식생활을 유지할 수 있는 여러 요인을 고려한 식생활이 필요해 보인다.  


2007년 먹거리가 다양한 뉴욕에 살면서 어느 날인가부터 내 머릿속에 ‘심심해’라는 생각이 맴돌기 시작했다. 다이나믹한 뉴욕 생활을 하고 있는데 왜 이런 생각이 들지? 라고 생각하던 어느 날 뉴욕 한인타운에서 설렁탕에 잘 익은 깍두기를 먹고 답을 찾았다. 새콤하게 잘 익은 매운 깍두기를 뜨거운 설렁탕과 먹는 순간 머릿속이 뻥 뚫리면서 심심하다는 생각이 몰려나가는 느낌을 경험하였다. 말로 표현하기 힘든 그때의 기억을 아직도 잊지를 못한다. ‘그래 음식이라는 것은 이런것이지. 단지 영양만이 아닌거야.’ 영양전문가가 자꾸만 영양 아닌 이야기를 해서 좀 그렇지만... 음식의 진정한 가치를 좀 더 깊이 생각해야하는 시대라는 생각이 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 출처 : 누들푸들 (주)뉴트리아이 대표 한영신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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