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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교수의 ‘맛의 비밀']
씹는 맛의 즐거움

  • 작성자 농심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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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3-02-17 16:5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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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LA의 한 치과 의사는 한국인의 치아와 미국인의 치아에서 큰 차이를 발견하였다. 한국인들의 경우 발치하는데 힘이 많이 드는데 비하여 미국인들의 경우 손쉽게 이를 뽑을 수 있었던 것이다. 이는 씹는 식습관의 차이에서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한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오징어뿐만 아니라 마른 멸치, 문어 말린 것, 황태포 등과 같이 비교적 질긴 음식을 즐겨 먹어 치아의 저작 운동을 상하로 뿐만 아니라 좌우로도 많이 행하여 치아가 상당히 튼튼한 편이다. 하지만 미국인들은 질긴 음식보다는 가공식품을 통해 식품성분들이 인위적으로 재결합된 식품을 주로 먹기 때문에 치아의 저작운동을 상하로만 반복해도 되어 치아가 한국인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튼튼하지 못하다는 설명이었다. 그런 탓에 우리나라 사람들은 유난히도 씹는 맛을 더욱 찾는 것 같다  


  말기 위암 환자의 경우 식사를 제대로 할 수가 없다. 출혈이 생겨 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 약도 약이지만 고기를 먹어야 하는데 소화력이 떨어진다. 보통의 경우 전복죽에다 소고기 삶은 것과 계란 삶은 것 그리고 두부를 믹서에 넣고 갈아서 드리곤 하는데 수개월이나 가까이 죽으로 반복되는 식사를 하다 보니 질리기도 하겠지만 도대체 무슨 맛인지 맛을 못 느낀다고 한다. 미각기능이 정상이 아닐 수도 있지만 정상인이라 하더라도 맛있는 음식들을 모아 한꺼번에 갈아서 주면 특유의 맛을 느낄 수가 없을 것이다.  


  환자들 중에는 목에 호스 구멍을 내어 입을 거치지 않고 바로 식도로 액체식품을 넣어 주며 식사를 하는 경우가 있다. 이런 경우에는 혀로 느끼는 미각은 물론 씹는 맛조차도 전혀 느낄 수 없이 갑자기 배가 고팠는데 또 금방 포만감을 느끼며 먹는 즐거움 없이 생명을 연장하게 되는 것이다. 음식은 씹어야 맛인데 씹는 맛을 전혀 느낄 수가 없다면 서글픈 일이다. 씹는 과정 중에 여러 가지 맛 성분들이 맛을 감지하는 미뢰 부분과 접촉이 이루어지는데 죽을 먹는 경우 미뢰와의 접촉과정도 없이 목구멍으로 훌러덩 넘어가 버리니 맛을 제대로 느낄 수 없는 것이 당연하다 


  우리가 보통 맛이라고 부르는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 외에도 씹으면서 느낄 수 있는 녹는 맛, 바삭한 맛, 아삭한 맛, 쫀득한 맛, 쫄깃한 맛, 눅눅한 맛 등 식감이라는 것이 뒤따라야 맛을 제대로 느낀다고 표현할 수 있다. 이런 식감은 식품을 구성하는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그리고 물, 이 네 가지에 의해 결정이 된다. 이중에서도 물이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 건조한 식품들의 경우 보통 물 함량이 12~15%를 차지한다. 물 그 자체는 다른 맛도 없고 씹는 맛도 나지 않는다. 다시 말하자면 사람이 인지할 수가 없다. 물은 구성성분이기는 하나 특이하게도 씹을 때 식감에 영향을 주는 성분이다. 바삭한 맛이나 아삭한 맛은 물이 얼마만큼 적은가에 따라 나타나는 맛이다.  


  식감은 보통 앞서 언급한 네 가지 성분의 분자들이 얼마만큼 함유되어 있는지, 어떤 결합들을 하고 있는지 그리고 가공공정 중에 어떻게 변하는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과자류는 밀가루, 전분과 설탕에 의해 좌우되는데 이들이 식품의 골격을 형성하여 과자를 먹을 때 바삭한 식감을 부여한다. 그러나 과자를 건조하는 과정에서 수분 증발이 골고루 일어나지 못하게 되면 어떤 부분은 수분 증발이 제대로 일어나 바삭한 질감을 주고, 그렇지 않으면 눅눅한 느낌을 동시에 갖게 된다.  


  탄수화물의 한 종류인 식이섬유는 입안에서 아무리 씹어도 가수분해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그 맛을 느끼기가 어렵다. 하지만 질기다고 하는 성질은 어느 정도 느낄 수가 있다. 우리들이 즐겨 먹는 마른 나물이나 채소들 이를테면 고사리나물, 곤드레 나물, 시래기 나물, 무말랭이 등은 그들이 함유하고 있는 식이섬유 탓에 씹는 맛을 느낄 수가 있다.  


  고기류의 경우 단백질과 지방이 대부분인데 고기를 굽는 과정에서 단백질 변성이 얼마큼 일어나느냐에 따라, 고기 내부에 함유되어 있던 수분이 얼마큼 증발하느냐에 따라 다즙성(juiciness)이 떨어지기도 하고 또 보수력이 좋은 고기들은 다즙성이 풍부한 맛을 느껴지기도 한다. 사람마다 고기를 굽는 정도를 레어, 미디엄, 웰던으로 구분해 주문하는 것도 바로 이런 씹는 맛을 느끼는 정도들이 사람마다 각기 다르기 때문이다.  


  마른 오징어 같은 말린 고기를 구워 먹는 경우 단백질 변성이 일어나 보다 단단해지면 입안에서 씹는 횟수가 많아지면서 질긴 식감을 느끼게 된다. 입이 심심하다고 느낄 때 이를 달래기 위해 오징어의 식감을 기대하는 사람들도 많다. 반면 황태는 추운 겨울에 눈이 많이 내리고 바람이 쌩쌩 불 때 동결과정과 해빙과정을 반복하면서 황태 단백질이 팽창과 수축을 반복하면서 세포벽이 부서지는 현상을 반복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식품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틀이 부서져 상대적으로 질긴 정도나 씹는 질감이 약해진 것을 기대할 수 있다. 우리 조상들은 이와 같은 방법을 통해 씹는 맛의 식감을 조절하기도 하였다.  



<사진 1. 수비드 조리법을 활용한 스테이크>


  최근 각광받고 있는 '분자 요리'중 하나인 '수비드(sous vide)' 조리법은 조리할 때 일어나는 단백질의 변성까지 고려한 것으로 스테이크를 밀봉한 뒤 약 50~65℃ 저온으로 장기간 익히는 방법이다. 고기 단백질은 보통 약 40℃부터 변성되기 시작하지만, 고온에서 구울수록 수축이 심해 질겨진다. 근육을 구성하고 있는 마이오신 섬유와 콜라겐은 60℃ 이상으로 가열해야 식감이 부드러워져 50~65℃에서 오랜 기간 익히면 더 부드러워진 씹는 맛을 기대할 수 있다.  


  고기류를 먹으면서 씹는 맛의 차이를 느끼는 경우는 생선회가 아닐까 싶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회를 먹을 때 이 씹는 맛을 중요시하여 주로 활어 회를 즐긴다. 횟집 수조에 있는 살아 있는 생선을 지목하여 바로 그 자리에서 회를 떠먹어야 식감을 제대로 느낀다고 생각한다. 반면 일본 사람들은 숙성 시킨 선어 회를 더 좋아하여 당일 찾아가기보다는 2~3일 전에 미리 예약을 하여 해당 생선을 잡아 숙성을 시킨다. 보통 생선을 숙성을 시키면 ATP가 분해되면서 여러 과정 끝에 감칠맛이 풍부한 이노신산이나 하이포잔틴, 잔틴 등의 성분이 생성되어 맛이 좋아진다. 물론 씹는 맛은 활어 회에 비하면 떨어지지만 식감보다는 감칠맛에 비중을 더 두고 선택하기 때문에 이런 차이가 생겨난 것이다. 그래서 요즘은 이를 서로 보완한 방법을 활용하기도 하는데, 선어회의 특유의 감칠맛을 유지하면서 10시간 이하의 짧은 숙성을 하면 선어 회에서 씹는 맛도 느끼면서 감칠맛도 어느 정도 맛볼 수는 있다. 그리고 씹는 맛이 부족한 선어 회는 씹는 맛을 살리기 위해 두껍게 썰어주는 곳도 있다.  


  식품을 즐기는 방법이 다섯 가지 맛을 통해서도 얻을 수 있지만 또한 그 외의 요소인 씹는 맛을 통해서도 즐길 수가 있는 것이다. 식품은 다섯 가지의 맛과 더불어 씹는 맛, 식감 혹은 조직감이 있어야 맛있는 식품이 될 수 있다.  




🔊 출처 :  누들푸들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노봉수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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