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몰

  고물가, 고금리에 잔뜩 움츠러든 소비심리 탓인지 최근 소비자들의 소비패턴에도 변화가 일고 있다. 지난 수년간 욜로(YOLO)와 플렉스(FLEX)에 열광하던 MZ세대들이 이젠 무지출 챌린지에 도전하고 있다. 냉장고에 있는 재료를 최대한 활용해 음식을 해먹는 이른바 ‘냉장고 파먹기’는 기본이고 점심값을 아끼기 위해 도시락을 싸서 먹거나, 기프티콘이나 쿠폰들을 받는 ‘앱테크’ 등 저마다 다양한 방식으로 지출을 줄이고 있는 것. 특히 이번 겨울은 한파보다 무서운 난방비 폭탄까지 더해져 더욱 허리띠를 졸라매야만 했다.  

  몸도 마음도 춥고, 지갑이 얇아지면 더욱 생각나는 음식이 있다. 김이 폴폴 나는 ‘국밥 한 그릇’이다. 국밥은 불황일수록 오히려 주목받는 메뉴다. 오랜 전통을 지닌 업소들이 꾸준히 인기를 누리고 있는 가운데 최근에는 트렌디한 감성을 담아낸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속속 등장해 창업시장에서도 인기를 실감케 한다.  

취향 따라 즐길 수 있어 남녀노소 사랑하는 국밥

  국밥의 경쟁력은 해장국, 설렁탕, 순댓국 등 종류도 다양해 남녀노소 취향에 따라 즐길 수 있다는 것이다. 부담 없는 가격으로 든든하게 한 끼를 즐길 수 있는 것은 물론 주류를 곁들이면 훌륭한 밥이자 안주가 된다. 코로나19로 인해 사회적 거리두기 시행에 따라 대부분의 외식업소들이 매출 하락의 직격탄을 피하지 못했을 때도 국밥 전문점들은 상대적으로 선전했다. 국밥을 전문으로 하는 업소 중에는 오랫동안 사랑받다가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곳과 최근에 오픈해 레트로한 감성으로 젊은층들의 눈길을 끄는 곳도 있다.  

오랜 전통과 맛, 진정성으로 도약하는 국밥전문점

<사진 1. 중앙해장의 양선지해장국>

  삼성동에 있는 중앙해장은 양선지해장국이 대중적으로 인기다. 마장동에서 중앙축산을 운영하고 있어 내장, 선지 등 부산물이 신선할 뿐만 아니라 내용물이 푸짐하다. 칼칼하게 시원한 국물을 기본으로 하지만 테이블에 놓인 절인 고추와 고추기름을 취향껏 추가해 먹으면 더 맛있게 즐길 수 있다. 해장국의 매력은 누군가에게는 든든한 한 끼 밥이지만 누군가에게는 술안주 또는 쓰린 속을 풀어주는 한 그릇으로 다양한 변주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이곳의 또 하나 대표메뉴인 곱창전골은 점심 무렵이면 일찌감치 매진돼 서둘러야 그 맛을 볼 수 있었지만 현재는 본점 이외에 압구정, 송파, 분당 등에 포장전문매장을 운영하고 있어 집에서도 간편하고 맛있게 즐길 수 있다.  

<사진 2. 순대실록의 순댓국과 순대곱창전골, 순대스테이크>

  대학로에 위치한 순대실록은 남녀노소 호불호 없이 좋아하는 순댓국을 선보이고 있다. 특히 순대에 진심인 주인장은 전 세계의 순대를 찾아다니며 순대 연구를 했고, 그 기록을 담은 책을 펴내기도 했다. 이곳이 젊은층에게 호응을 받는 이유는 깔끔한 국물과 전통적인 순대는 물론 돼지 피를 넣지 않은 순대, 국내 최초로 개발한 순대 스테이크에 치즈를 곁들이는 등 다른 곳에서는 접하기 어려운 다양한 메뉴를 개발해 선보이기 때문이다. 코시국에는 캠핑족을 겨냥한 HMR 제품도 출시했다. 순대실록은 오랜 전통과 맛, 진정성을 바탕으로 최근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시작해 접근성이 한층 좋아졌다  

트렌디한 감성으로 풀어낸 국밥전문점 인기

<사진 3. 달래해장의 특해장국, 소고기해장국, 선지해장국>

  최근에는 트렌디한 감성으로 눈길을 사로잡는 해장국 전문점 달래해장이 눈길을 끈다. ‘쓰린 속과 마음을 달래준다’는 뜻으로 해장국을 재치있게 표현한 달래해장은 젊은층은 물론 중장년층 고객까지 아우르며 국밥 프랜차이즈 브랜드 중에서도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소고기해장국, 선지해장국, 달래내장탕 등 해장국에 수육, 전 등을 곁들여 먹을 수 있다. 특히 젊은 여성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어 ‘국밥=장년층의 음식’이라는 고정관념을 깨뜨리며 국밥시장이 한층 젊어지는데 일조하고 있다. 요즘같은 불황기에 가맹점 전개가 빠르게 전개되고 있는 것만 봐도 그 인기를 짐작케 한다.  

추우면 추운 대로, 더우면 더운 대로 부담 없지만 더할 나위 없이 든든하게 속을 채워주는 국밥이야말로 한국인의 영원한 소울푸드 아닐까.  

🔊 출처 :  누들푸들 외식산업 종합경영정보지 [월간식당] 및 [식품외식경제신문] 육주희 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