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몰

  최근 MZ세대가 즐겨 찾는 상권을 중심으로 서서 커피를 마시는 에스프레소 바가 속속 등장하고 있다. 그동안 우리나라의 커피 취향은 ‘아아’(아이스 아메리카노)와 ‘뜨아(뜨거운 아메리카노)로 구분돼 왔다. 특히 MZ세대는 ‘얼죽아’(얼어 죽어도 아이스 아메리카노)라는 신조어를 탄생시킬 만큼 아이스 아메리카노에 열광했다. 그랬던 MZ세대가 커피 본연의 맛과 향을 오롯이 음미할 수 있는 정통 에스프레소의 매력에 빠지면서 일부 유명 에스프레소 바는 이를 즐기기 위한 사람들로 문전성시를 이루고 있다. 일부 마니아들은 1일 1에스프레소는 기본이고, 앉은 자리에서 여러 잔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마신 후 인스타그램에 컵 쌓기 인증을 올릴 정도로 트렌디한 문화가 되고 있다.

한 입에 홀딱 털어 넣는 에스프레소 커피의 묘미

  에스프레소(Espresso)는 커피의 본고장인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커피 문화다. 커피를 아주 곱게 갈아 높은 압력으로 짜내듯이 추출해 진한 풍미와 향을 바로 즐길 수 있도록 바에서 바로 손님에게 빠르게 제공하는 것이 에프스레소 커피 문화다. 1잔 분량이 약 30ml에 불과해 이탈리아인들은 언제 어디서나 길거리에 서서 에스프레소 한 잔 가볍게 털어 넣고는 자리를 뜨곤 한다.  

  몇 년 전 이탈리아 북부에서 남부 시칠리아섬까지 미식투어를 다녀온 적이 있었다. 이때 길거리에서 가장 많이 먹었던 것이 젤라또와 에스프레소였다. 더운 날씨 탓에 젤라또 상점만 보이면 젤라또로 더위를 식히곤 했는데 이때 레몬 젤라또의 매력에 푹 빠졌었다.

<사진 1.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젤라또와 에스프레소 커피. 

이탈리아 사람들은 고급 카페에서나 노천 카페 어디에서든 에스프레소를 즐긴다. >

  다음이 에스프레소였다. 평소 하루에도 아메리카노 서너 잔은 마실 정도로 커피를 좋아하긴 했지만 당시만 해도 에스프레소 커피는 다소 어려운 선택지였었다. 그런데 이탈리아에는 어느 카페를 가도 아메리카노라는 메뉴는 찾아볼 수가 없었다. 카페인이 절실하니 어쩔 수 없이 에스프레소커피를 마실 수밖에. 그런데 에스프레소의 본고장인 이탈리아서 맛본 커피는 국내에서 맛보았던 에스프레소의 맛과 충격적으로 달랐다.  

  진한 에스프레소 커피에 설탕을 한 스푼 넣고 대 여섯번 저은 후 홀딱 입안에 털어 넣으면 커피잔 바닥에 채 녹지 않은 설탕이 남아있는데 이것을 스푼으로 긁어먹으면 마치 진한 다크 초콜릿을 먹었을 때처럼 달콤쌉싸름한 뒷맛이 너무나 매력적이었다. 이렇게 에스프레소 커피의 맛에 반한 나는 이동 중 휴게소 또는 간이 커피점이 보이기만 하면 무조건 에스프레소 커피 한 잔 홀딱 입안에 털어 넣고는 했었다.  

  코로나19 등으로 여행길이 막히면서 언제 다시 본토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맛볼 수 있을까 했는데, 최근 마치 이탈리아로 여행을 떠난 것처럼 정통 에스프레소의 매력을 한껏 맛볼 수 있는 에스프레소 바들이 속속 생겨나니 새삼 여행의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더욱 반갑다.

이탈리안 에스프레소 바 

‘몰또’

<사진 2. 명동성당이 한눈에 바라다 보이는 몰또는 

마치 이탈리아 두오모 성당앞 카페에 앉아 커피를 즐기는 분위기를 자아낸다. 

에스프레소 커피잔으로 탑 쌓기.>

  최근 가장 인기있는 에스프레소 맛집은 명동성당을 한눈에 감상할 수 있는 몰또(Molto) 에스프레소 바다. 몰또는 이탈리아어로 ‘매우’를 뜻하는데 이탈리아 여행 중 성당 앞에서 즐기던 한 잔의 에스프레소 커피를 명동 한복판에서 구현할 수 있어 일찌감치 SNS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다.

<사진 3. 몰또의 에스프레소 커피와 어울리는 시그니처 커스터드 3종 세트 메뉴.>

  인기 메뉴는 에스프레소에 크림과 소금을 얹어 단짠이 매력적인 ‘카페 살레’, 초콜릿과 우유를 넣어 달콤하고 부드러운 ‘카페 쇼콜라또’다. 여기에 몰또가 자랑하는 커스터드와 피스타치오, 헤이즐넛 ‘까논치니’를 곁들이면 제대로 이탈리아를 여행하는 느낌. 서울에서 이탈리아의 정취를 느껴보고 싶다면 몰또가 제대로다.

지역 특색 담은 매장 콘셉트 

‘노우즈×오우야’

<사진 4. 노우스와 콜라보레이션한 오우야 종각점. 

낭만을 테마로 1980년대 음악다방의 향수를 불러 일으키는 LP판과 아날로그 감성이 돋보인다.>

  ‘바쁜 현대인을 위한 6시간 각성제’를 슬로건으로 하는 오우야 에스프레소 바는 지난 2020년 9월 합정점을 시작으로 해방촌점, 마곡나루점, 종로점 등 총 4개 매장을 직영하고 있다. 브랜드명은 같지만 각 지역의 특색과 문화를 담아 매장을 기획해 인테리어, 메뉴, 콘텐츠 등이 모두 다르다. 합정점은 트렌드, 해방촌점은 자유, 마곡나루점은 각성, 종로점은 낭만을 키워드로 브랜딩 했다.

<사진 5. 오우야의 시그니처 메뉴인 종로 앙쌍떼와 종로 앙쌍블 등 대표 메뉴. 

에스프레소와 잘어울리는 코코넛 바.>

  특히 종로점은 노우즈 프로젝트(Prpject KNOWS)와 콜라보레이션 해 마치 1980년대 음악다방처럼 LP판을 인테리어 콘셉트로 잡았다.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는 쌍화차에 에스프레소를 접목한 ‘종로 앙쌍떼’와 쌍화차 라떼에 달콤한 밤 스프레드와 크림이 어울어진 ‘종로 앙쌍블’이다. 주문은 메뉴판에 연필로 체크해서 카운터에 가져다주는 아날로그 갬성도 이곳의 콘셉트와 어울린다.

편의점에서도 에프프레소 커피 즐길 수 있어

<사진 6. MZ세대들에게 에스프레소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편의점에서 에스프레소를 즐길 수 있다. 

사진은 GS25의 에스프레소 커피 머신. (자료제공 LG25)>

  그런가하면 편의점에서도 에스프레소 커피를 즐길 수 있다. 편의점 GS25는 일회용 에스프레소 전용 잔을 제작해 자체 원두커피 브랜드 ‘카페25’를 통해 에스프레소 메뉴를 판매한다.  

  GS25는 최근 3년간 주요 온라인 사이트에서 언급된 커피 관련 단어 30개를 분석한 결과 에스프레소의 언급 비중이 2019년 10위에서 2021년에는 3위까지 올라온 점과 에스프레소 바가 늘고 있는 트렌드를 고려해 에스프레소 메뉴를 출시했다고 설명했다.

🔊 출처 :  누들푸들(http://www.noodlefoodle.com) 외식산업 종합경영정보지 [월간식당] 및 [식품외식경제신문] 육주희 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