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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봉수 교수의 ‘맛의 비밀']
김치의 신선도 유지를 위한 구조변화

  • 작성자 농심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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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2-12-08 17:15: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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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나라가 오늘날 이렇게 발전하게 된 계기는 많은 요소들이 있었겠지만 그 중 하나를 든다면 대한민국 국군장병들의 월남전 참전이다. 목숨을 걸고 싸우러 갔지만 덕분에 우리 군의 무기체계가 현대화되는데 일조를 하였고, 많은 희생이 뒤따랐지만 군인들이 생명수당까지 돈을 받아 경제 개발하는데 일조를 했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외국으로부터 마땅히 차관을 들여올 형편이 되지 못하였던 당시로서는 천운의 기회이기도 하였다.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의 식품산업이 발전하게 된 계기가 되기도 하였다. 우리 장병들의 전쟁에서의 승전 소식은 모든 국민들의 가슴을 시원하게 해주었지만 현지에서 목숨을 걸고 싸웠던 장병들에게는 여간 힘든 과정이 아니었다. 당시 우리 장병들의 식사는 미군 장병들의 전투식량을 먹을 수밖에 없었다, 익숙하지 않은 냉동식품, 조리식품, 바로 먹을 수 있는 건조식품 등에 따라 A-, B-, C ration으로 나뉘었는데 이것저것 함께 넣고 끓여 먹었던 장병들에게는 김치나 밥, 고추장 등이 없어 이것들 만으로는 영 힘이 안 나서 먹을 수가 없었다.  


  우리 장병들은 김치 통조림이라도 만들어 보내달라고 미군 측에게 요청하였고 통조림 기술이 낙후되었던 당시로서는 미군도 일본에 요청할 수밖에 없었다. 일본이 기무치를 만드는 방법은 우리와 달리 발효를 시키지 않고 적절한 신맛을 갖게끔 유기산을 넣어 혼합하여 만들었기에 김치 맛이 아니었다. 결국 미군에게 다시 요청을 하여 한국에서 김치 통조림을 만들어 달라 요청하였고 서울대학교에서는 3개월에 걸쳐 김치 통조림을 만들어 월남으로 보냈는데 배로 우송하는 기간이 많이 소요되고 그 기간에 김치가 다 익어 버리고 신맛이 가득하여 유기산에 의해 통조림이 부식되어 녹물이 나올 정도였다. 녹물이 나는 김치를 먹을 수밖에 없어 거절하자니 일본식품회사에서 만들었던 맛이 없는 기무치 통조림을 먹을 수밖에 없던 우리 장병들은 이를 악물고 김치찌개 같은 녹물김치를 먹곤 하였다. 냉장기술이나 냉장시스템이 낙후하였던 당시로서는 신선한 김치를 제공받기가 어려웠고 발효 과정을 거치기보다는 적절한 산도에서 살균을 하다 보니 우리가 먹는 김치찌개만도 못한 것들이었다. 한국군의 사기 저하를 우려한 군부대에선 한국으로부터 김치를 공급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였고 우리 정부는 미국에게 통조림기술에 관한 사항의 지원을 요청하여 이를 토대로 서울대학교연구팀과 대한종합식품 등이 팔을 걷어 부쳐 어떻게 하면 신선한 김치를 공급할 수 있느냐 하는 프로젝트를 본격적으로 수행하였다.  



<사진 1. 김치 통조림>


  신선한 김치와 열처리된 김치찌개의 차이점은 입안에서 느끼는 아삭아삭한 조직감(texture)의 차이다. 김치찌개와 달리 신선한 김치는 조직감에 있어 경도감(hardness)이 높은 것으로 간주를 하는데 이는 김치의 원료인 배추를 구성하고 있는 펙틴성분이 얼마만큼 분해가 일어나지 않았느냐에 따라 경도감의 차이를 보여준다.  



<그림 1. 펙틴을 구성하는 갈락투론산의 알파-1,4결합>


  보통 김치를 담가 먹다 보면 초기에는 김치가 아삭아삭한 편으로 펙틴 분자들이 거의 분해가 일어나지 않지만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서서히 분해가 일어나는데 여러 미생물들이 만들어 내놓는 펙틴분해효소들의 활성이 활발해지면서 분해 정도가 차이가 난다. 펙틴을 분해하는 효소들로는 펙틴구조의 알파-1,4결합을 끊어주는 폴리칼락투로나아제(polygalacturonase)와 폴리메틸갈락투로나아제(polymethylgalacturonase) 효소가 있다. 이 효소들의 활성이 활발하면 빠르게 펙틴분자가 분해되어 경도감이 약해지면서 흐물흐물해질 수가 있다. 김치가 발효과정을 거치면서 이런 미생물들의 작용을 받게 되고 그런 이유로 김장초기에 비하여 시간이 흐르면 김치의 아삭아삭했던 조직감이 점차 약화될 수밖에 없다. 따라서 김치의 신선도를 유지한다는 말은 펙틴 분해가 일어나지 못하도록 위의 두 효소를 불활성화시켜 버리는 방법을 선택하면 된다. 따라서 이 효소가 활발하게 작용할 수 있는 적정 온도보다 높은 온도에서 열을 가함으로써 효소를 죽여 버리는 것인데 무턱대고 높은 온도를 선택하면 열에 의해 펙틴이 분해될 수도 있어 신선한 김치를 오랫동안 가열처리하여 김치찌개를 만들어 버린 경우와 마찬가지로 아삭아삭한 조직감은 사라지고 만다. 가급적이면 낮은 온도 중에서도 효소를 불활성화시킬 수 있는 온도를 찾아 적용을 하면 된다.  



<그림 2. 펙틴산의 칼슘이온에 의한 결합구조형태>


  한편 펙틴 성분은 잼이나 젤리를 만드는 과정에서 유용하게 활용되는데 설탕분자를 첨가하면 갈락투론산(galacturonic acid)들이 여러 개가 결합되어 있는 펙틴분자와 또 다른 갈락투론산들이 결합되어있는 또 다른 펙틴 분자가들 간에 수소결합에 의하여 고분자 젤리나 잼을 구성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갈락투론산의 카르복실(carboxyl) 이온이 입체적으로 가까이에 존재하는 또 다른 갈락투론산의 카르복실산(carboxylic acid)과 칼슘이온 등에 의해 칼슘에스터 결합을 이룰 수도 있는데 이렇게되면 보다 강한 결합에 의해 경도감이 더욱 강해져 잼이나 젤리와 같은 망상구조를 갖게 된다. 이와 같은 처리 방법은 김치의 경우 김치의 조직감이 흐물흐물한 김치찌개와 같은 구조보다는 아삭아삭한 단단한 구조를 형성할 수가 있다. 이러한 결합을 형성하기 위해서는 갈락투론산의 카르복실기에 붙어 있는 메틸기를 떼어낼 수 있는 펙틴에스테라아제(pectin esterase)의 활성이 필요하다. 이 펙틴에스테라아제 효소의 작용에 의해 카르복실기에 붙어 있던 메틸기와의 에스터 결합을 끊어 주어 카르복실기들이 노출되어 쉽게 칼슘 이온과 연결된 결합고리(linkage)를 만들 수 있게 된다. 마치 egg-box 형태가 되면 김치가 묵은 김치처럼 흐물흐물하지 않고 비교적 아삭아삭한 조직감을 맛볼 수가 있다. 따라서 펙틴에스테라아제 효소가 가장 활성을 활발하게 작용하는 온도 조건을 찾아 열처리를 하면 된다. 두 가지 효소는 불활성화 시키면서 또 한편으로는 펙틴에스테라아제는 활성화시키기 좋은 조건의 온도를 찾아 열처리를 하고 칼슘 이온을 첨가하는 방향으로 김치의 조직감을 개선하고자 하였다. 이러한 조건들이 특허로 등록되었고 이렇게 하여 만들어진 우리 김치통조림이 파병장병들에게 전달된 것이다.  



<그림 3. 칼슘염에 의한 egg–box형태의 펙틴분자들 간의 단단한 구조>


  파병장병들의 신선한 김치를 먹고 싶다는 요구 덕분에 대한민국 식품산업은 한 단계 점프하는 발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되었고, 우리나라 전투식량도 발전하는 계기가 되었다. 오늘날에는 우리와 함께 훈련을 하는 미군병사들이 오히려 우리 전투식량이 더 맛있다고 생각하여 서로 바꾸어 먹는 상황까지 발전하였다. 전투식량 뿐 아니라 우주식품에도 도전하여 여러 가지 우주식품을 선보이기도 하였다.  


  이 사건을 통해 식품에 대한 연구는 굉장히 중요하고, 식품연구원 같은 연구소들을 설립하는 것이 더욱 필요함을 느낄 수 있었다는 점은 정말로 기쁜 일이 아닐 수 없다.  


  맛이라는 것이 단순하게 단맛, 신맛, 짠맛, 쓴맛, 감칠맛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식품을 구성하는 성분들의 구조적인 변화가 입안에서 느끼는 조직감에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경우에 따라서 전혀 다른 맛으로 느껴질 수도 있다. 그런 이유로 조직감에 대해서도 다양하게 파악하는 것이 맛에 대한 이해를 도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 출처 :  누들푸들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노봉수 명예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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