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몰

들어가면서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COVID-19) 확산이 2년이나 이어지고 있죠. 일상이 너무도 많은 변화를 겪고 있지만 특히 우리 식생활의 형태가 크게 달라지면서 혼밥과 배달음식이 뉴노멀이 되어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러한 변화 중 여러 가지 식품들을 골고루 다양하게 먹기가 쉽지 않습니다. 많은 분들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을 위해 무얼 먹으면 좋냐고 질문하십니다. 식상한 대답이지만, 어쨌든 바이러스를 이겨내기 위해서는 우리 몸의 광범위하고도 복잡한 면역계가 제 기능을 담당해줘야 하고,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식품들을 골고루 섭취하여 전반전인 영양 상태를 좋게 유지하는 것이 가장 기본이 됩니다. 결국은 매일 다양한 여러 가지 식품들을 골고루 챙겨먹는 것이 필요한 것이지요. 그런데 이 코시국이 점점 그걸 더 어렵게 하니 어떻게 할까요.. 

그리고 종류도 많고 이름도 어려운 영양소들을 일일이 챙겨 먹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니지요.. 그래서 우리는 영양소가 아닌 갖가지 맛있는 식품들로 만든 맛있는 음식을 먹으면 됩니다. 식품들은 다양하면서도 찬란한 색을 보유하고 있지요. 그리고 그 색을 나타내는 색소 안에는 영양소가 숨어있습니다. 오늘은 알고 먹는 즐거움을 위해 식품의 색으로 영양을 챙겨먹을 수 있는 요령을 소개합니다. 

<그림 1. 다양한 식품의 색깔>

녹색

대표적인 색소가 바로 엽록소(chlorophyll)입니다. 녹색 채소의 싱그러운 색이지요. 그런데 엽록소의 구조에는 그 중앙에 무기질인 마그네슘(Mg)이 자리를 차지하고 있어요. 엽록소가 녹색을 띨 수 있는 것도 바로 이 마그네슘 때문입니다. 따라서 종류도 다양한 신선한 녹색 채소를 나물로, 샐러드로, 국으로, 쌈으로, 볶음으로.. 먹으면 자연스레 마그네슘을 충분히 섭취할 수 있습니다.  

황색

당근의 화려한 황색은 카로티노이드(carotenoid) 색소입니다. 카로티노이드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요, 베타-카로틴 등 일부 카로티노이드 색소는 우리 몸에서 비타민 A로 전환됩니다. 따라서 당근을 비롯하여 늙은호박, 파프리카, 감, 귤 등 황색을 띠는 식품들이 비타민 A의 좋은 급원식품이 되는 것이지요. (겨울에 귤을 많이 먹다가 손이 노랗게 되는 경험을 해본 분들도 있으시죠?)  

예쁜 노란색을 띠는 달걀노른자도 역시 비타민 A가 풍부합니다. 그리고 깻잎, 시금치, 근대 등의 녹색 채소에도 사실 비타민 A 전구체가 되는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풍부합니다. 평소에는 엽록소에 가려 우리 눈에 안 보이지만 시들면서 숨겨져 있던 황색이 나타나기도 하지요.  

붉은 색

무기질인 철(Fe)은 붉은색을 나타냅니다. 우리 피가 붉은 것은 바로 이 철 때문입니다. 혈액의 색소인 헤모글로빈은 그 구조 중앙에 철을 가지고 있어요. 아.. 어지러워.. 빈혈인가.. 할 때 빈혈의 원인이 보통 헤모글로빈이 부족한 것인데요, 헤모글로빈은 피속에서 온 몸을 타고 다니며 몸 구석구석 산소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헤모글로빈에서 산소를 붙들고 다니는 것이 바로 철입니다. 헤모글로빈 안의 이 철이 산소를 만나면 붉은색으로 보여요. 

철은 근육의 색소인 미오글로빈에도 들어있습니다. 육류의 먹음직스러운 밝으레한 붉은색은 미오글로빈 색소 때문에 그렇게 보여요. 따라서 철을 먹으려면 붉은색을 찾아 먹으면 됩니다. 가장 확실한 것은 피, 그러니까 선지, 그리고 선지가 부담스럽다면 쇠고기, 돼지고기 같은 붉은 육류로 맛있게 철을 챙겨 먹을 수 있습니다(반가운 말입니다 ㅎㅎ). 미오글로빈 색소는 근육의 색소이기 때문에 기름기 많은 부위보다는 살코기가 당연히 철 섭취에 유리하겠지요?

보라색

영양소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과일과 채소의 색소는 항산화, 항바이러스 작용 등으로 우리 몸을 보호하는 파이토케미컬(phytochemical) 성분들이 많습니다. phyto=plant 란 뜻인데요, 식물에 있는 화학성분(chemical)이란 의미로, 식물영양소라고도 불립니다. 

대표적인 색소가 안토시아닌(anthocyanin), 안토잔틴(anthoxanthin) 같은 플라보노이드(flavonoid)입니다. 아름다운 보라색의 안토시아닌 색소가 풍부한 식품은 가지, 포도, 블루베리, 자색 양배추, 자색 양파, 검정콩 등으로 이런 보랏빛 식품들을 맛있게 먹으면서 항산화제를 우리 몸에 확보할 수 있습니다.

흰색

또 다른 플라보노이드인 안토잔틴 색소는 우아한 흰색입니다. 감자, 고구마, 옥수수, 양파, 무, 도라지, 더덕, 버섯, 연근 등 흰색 식품에는 안토잔틴 색소가 함유되어 있습니다. 

정리하면서

끝날 듯 끝나지 않는 이 힘든 시간 들을 견뎌내면서, 부디 색색 가지 아름다운 식품들을 다양하게, 골고루, 마음껏 활용한 식사를 하시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색의 음식들로 눈에서 한번, 입에서 한번 즐기시면서 지쳐가는 몸과 마음에 면역을 확보해가시면 좋겠습니다.  

🔊 출처 :  누들푸들 동서대학교 식품영양학과 홍경희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