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몰

알루미늄 포일은 이미 우리 생활에서 너무나 큰 역할을 하고 있고 있다. 대부분 음식을 싸서 보관할 때 사용하는데, 간혹 조리기구가 없을 땐 라면을 끓여먹기도 하고 계란 프라이를 해 먹기도 한다. 그런데, 알루미늄 포일에 싸서 음식을 조리하면 ‘알루미늄이 녹아 나와 몸에 해롭다!’, ‘환경호르몬도 나온다!’, ‘첨가물에도 들어 있다!’ 등등 알루미늄과 쿠킹포일에 대한 소비자들의 걱정과 우려가 크다. 모두 근거가 있는 말이니 제대로 알고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쿠킹포일을 사용해 조리한 요리>

 양은냄비는 알루미늄 합금으로 만들어진다. 순도 99.7%의 하얀 알루미늄 냄비에 노란색 구리와 아연(15~35%), 니켈(16~20%) 등을 섞어 만든 양은(洋銀)을 코팅한 것이다. 반면 쿠킹포일은 알루미늄(Al)을 눌러 만든 것이라 일반적으로는 100% 순도다. 이 알루미늄은 산소와 규소(Silicon) 다음으로 지구상에 많은 원소로 총 원소 질량의 8.2%를 차지할 정도로 매장량이 풍부하다. 하지만 알루미늄은 산화성이 커서 주로 산화알루미늄과 같은 산화물 형태로 존재하기 때문에 다른 금속에 비해 정제하기 어렵다. 

 이러한 이유로 19세기 초까지만 해도 알루미늄은 금(金)보다도 더 귀한 대접을 받아 귀족들의 알루미늄 식기 사용이 유행했다고 한다. 특히 알루미늄의 은백색 광채가 나폴레옹 3세(1808~1873)의 마음을 사로잡아 옷에도 알루미늄 단추를 즐겨 사용했고, 심지어 가벼운 알루미늄 무기로 군(軍)을 무장시키고자 시도했었다고 한다. 그러나 알루미늄을 쉽게 분리해 낼 수가 없어 성공하지는 못했는데, 전기분해 정제기술이 개발된 19세기에 이르러서야 알루미늄이 순수하게 분리될 수가 있어 대중적 금속이 됐다고 한다. 이후 사용이 급증해 지금은 철강 다음으로 많이 사용된다.  

 포일(foil)은 금, 은, 납, 알루미늄 등의 금속 박편, 즉 박(箔)을 말하며 일반적으로 알루미늄을 많이 사용한다. 이 쿠킹포일은 뜨거운 열과 산, 염분에 매우 약하기 때문에 음식을 싸서 가열하거나 조리하면 알루미늄을 먹는 꼴이 된다. 요즘 유행하는 알루미늄 용기에 넣고 끓이는 즉석라면도 당연히 알루미늄이 용출된다. 그래서 항간에 ‘가정용 쿠킹포일에 음식을 싸서 가열 조리해 먹으면 위험하다’는 설은 근거가 있는 말이다.

 알루미늄은 우리 몸에 전혀 필요 없는 물질이고 과다 노출 시 구토, 설사, 메스꺼움, 치매 등 신경계통 질환을 유발할 수가 있어 섭취하지 않을수록 좋은 ‘소소익선(小小益善)’의 물질이다. 그러나 실제 쿠킹포일로 조리된 음식을 통해 섭취한 알루미늄은 그 양이 미미할 뿐 아니라 체내 흡수율이 낮다. 혹시라도 체내에 흡수됐다 하더라도 대부분 신장에서 체외로 배출되므로 그리 우려할 물질은 아니라고 본다. 

 게다가 빵을 만드는 데 쓰이는 식품첨가물 베이킹파우더에도 명반(alum, 明礬, 황산알루미늄칼륨)이라는 물질이 들어가는데 이 또한 알루미늄을 함유하고 있어 소비자들의 걱정이 태산이다. 그러나 명반에 함유된 알루미늄은 쿠킹포일과는 달리 금속 상태가 아니라 이온 상태이기 때문에 섭취로 인한 인체 악영향이나 독성은 무시해도 돼 전 세계적으로 식품의 첨가물로 허용돼 있다. 우리 식약처는 가공식품을 통한 알루미늄 섭취를 줄이기 위해 빵, 과자의 팽창제로 사용하는 명반 등 알루미늄 함유 5가지 식품첨가물의 사용량을 엄격히 관리하고 있다. 게다가 이온 상태로 존재하는 금속들은 물에 매우 잘 녹아 몸에 축적되지 않고 대부분 소변이나 땀을 통해서 배출되기 때문에 인체에 무해하다고 보면 된다.

<빵을 만드는데 쓰이는 베이킹파우더>

 소비자 입장에서 식품첨가물에 들어있는 알루미늄, 음식을 싸서 보관하는 쿠킹포일로부터의 알루미늄은 전혀 걱정할 필요가 없지만 쿠킹포일을 깔고 고기나 생선을 구워 먹거나 라면을 끓여 먹는 습관은 삼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 출처 :  누들푸들 중앙대학교 식품공학과 하상도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