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몰

<사진 1. 반려동물을 위한 신선한 식재료>

 붕어빵 속에 붕어는 들어 있지 않다. 모양만으로 사람들은 붕어빵을 즐긴다. 최근에는 잉어빵이 등장하였는데 대형 피자를 주문하여 여럿이 먹을 수 있는 것처럼 그 크기가 60cm x 20cm 나 되어 10명 정도가 먹을 수 있는 잉어빵을 만들어 팔기 시작하였다. 여기도 역시 잉어는 들어 있지 않다.  

  새우깡에는 정말 새우가 들어 있을까? 이런 의심을 해보지 않을 수 없다. 혹시 새우의 향을 첨가하여 붕어빵처럼 사람의 미각을 속이려 하지는 않았는지 괜한 걱정을 해보기도 하였다. 하지만 새우깡에는 참으로 새우가 들어 있단다. 이것을 증명해 주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  

  강화도 외포항에서 석모도 선착장까지 배를 타고 대략 20분정도를 가는데 주말이면 많은 사람들이 관광을 목적으로 찾아 가는 곳이다. 바다를 건너는 20분 동안 많은 갈매기들이 모여와서 관광객들이 던져주는 스낵과자를 먹곤 한다. 그런데 옥수수로 만든 과자나 감자로 만든 스낵을 주면 먹지를 않는다. 하지만 새우깡 과자를 주면 여러 마리가 덤벼들어 서로 먹겠다고 야단이다. 이렇게 갈매기들이 모여드는 이유는 무엇일까? 새우깡 과자 속에는 참으로 새우가 들어 있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자기들이 즐겨 먹던 바다에서 나는 새우의 맛과 풍미를 알고 있기에 덤벼드는 것이다. 그들은 육지에서나 생산되는 옥수수나 감자를 먹어 본적이 없다.  

  이들 갈매기들이 석모도에서 먹는 새우깡의 양은 토요일 하루에만 25박스를 먹는다고 한다. 토요일 외에 일요일이나 휴일, 나아가 평일까지 합치면 엄청난 양의 새우깡을 석모도 근처에서 갈매기들이 먹는다. 어디 석모도 뿐이겠는가! 제주도를 비롯한 전국의 관광객이 모여드는 곳에는 의례 새우깡이 이들의 먹이로 등장하고 말테니 말이다.  

  새우의 수확기는 여름철이고, 수확 후 이물질을 분리하고 크기에 따라 나누어 경매를 거친 후 냉동처리에 들어간다. 이 때 시간이 지체되면 새우의 신선도가 떨어지고, 선도가 떨어지면 그만큼 새우깡의 맛도 달라질 수가 있다. 아무리 동물들이 먹는 것이라 할지라도 사람들이 먹는 것 못지않게 신선도나 맛도 중요하다고 본다. 어찌 되었든 사람들이 먹으려고 만든 과자인데 많은 양이 이들 갈매기들의 몫이 되어 버렸다.  

  사람들이 먹는 것이 반려 동물들에게 돌아간 경우를 하나 더 소개하겠다. 최근 반려 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이들에게 제공되는 반려 동물 사료산업이 수조원에 달할 정도로 엄청 커져 버렸다. 그런데 가축사료와 마찬가지로 반려 동물들의 사료에 많이 포함되는 것중 하나가 바로 옥수수이다. 옥수수는 좋은 사료성분 중 하나이다. 따라서 옥수수를 기본 베이스로 하는 사료들이 많이 등장하였다. 요즈음 반려동물들도 사람 못지않게 많은 질병으로 고생하고 있으며 사람들이 걸리는 질병 종류와 유사한 경우도 많은데 이는 옥수수에 많은 오메가 6 지방산 때문이다. 옥수수 자체의 오메가3:오메가6 비율이 1:66을 상회한다고 한다. 이렇듯 비율이 높은 사료를 먹으면 당연히 질병이 생길 수 밖에 없다.  

  반려동물들이 집에서 정착하기 전에는 생으로 된 것들을 주로 먹어 왔으나 사료산업이 발달되면서 대량생산을 하여 가성비를 높이려고 노력하다 보니 옥수수의 사용량이 증가하게 되었다. 또한 일단 가공처리를 거치게 되고 열처리에 의하여 안전성을 확보하다 보니 살아있는 생물이 가지는 특성이 사라져 버렸고, 옥수수의 양이 많아져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병과 유사한 비만의 문제가 생기게 되었다. 비만은 결국 여러 질병의 원인이 되기도 하는데 이런 질병의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옥수수가 많이 강화된 것이 아닌 다른 영양소들이 골고루 함유된 것을 선택해야 하고 아울러 신선하고 열처리하지 않은 것을 선택해야 하는데 이것이 쉽지가 않다.  

  모회사에서는 사과, 바나나, 딸기, 블루베리, 파인애플 등의 과일을 동결건조한 제품을 출시하였다. 이는 샐러드 또는 시리얼을 먹을 때 함께 넣어 먹으면 신선한 과일을 먹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어 매우 좋은 식재료이다. 동결건조 방법은 다른 건조 방법보다 과일이나 채소의 맛과 향, 나아가 영양소의 파괴를 가장 최소화한 건조방법으로 건조비용이 비싼 공법 중 하나이다. 그래서 커피처럼 고부가가치의 제품 등을 가공처리 할 때 많이 사용되는 건조방법이다. 사람들이 먹기에도 비싼 제품이라 선 듯 선택하지 못하는 아이템 중 하나인데, 최근 이렇게 비싼 동결건조 과일 제품을 반려 동물들에게 먹이는 일들이 펼쳐지고 있다  

  왜 이렇게 비싼 식품을 반려동물들에게 주는지 물으니 우선 반려동물들이 좋아하며 과일을 주면 물기가 있어 사용상 불편한데 건조된 것이라 다루기가 깨끗하고, 뿐만 아니라 반려동물들의 건강을 위해서도 매우 좋다는 사실을 알게 되어 반려동물용 식품(Pet food)을 이용한다고 한다. 반려동물의 먹이를 공급하는 회사에서도 본격적으로 사람들이나 먹을 수 있다고 생각한 동결건조 과일을 과감하게 Pet food로 이용하고자 한다고 한다. 소비자들의 요구가 또한 많아져 상품성이 좋다고 한다. 

  새우깡을 즐기는 갈매기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던 것처럼, 집에서 키우는 반려 동물들에게 사람들이 먹을 수 있는 것들을 함께 나누며 그들을 사랑해 줄 수 있음을 보노라면 참으로 동물을 사랑해 주고 한 가족의 일원으로 생각하는 사람들이 아닌가 싶다. Pet food도 이제는 신선하게 만들어 주어야 할 것이며 나아가 원산지도 그 출처를 밝혀야 할 것이다. 또한 값비싼 공정이 사람들에게만 활용될 것이 아니라 반려동물들에게도 혜택을 줄 수 있는 방향으로 전환되어 나아가야 할 것으로 보인다.  

🔊 출처 :  누들푸들 서울여대 식품공학과 노봉수 명예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