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몰

전 세계적으로 매운 맛이 열풍이다. 말레이시아에서는 한국의 매운맛 라면이 인기를 끌고, 우리나라에는 중국 사천지방 음식인 마라탕이 인기몰이 중이다. 

매운 음식은 특히 여성들이 스트레스를 날리기 위해 즐겨 찾는다. 매운 음식을 먹으면 입안과 입술의 통각에 고통이 오는데 이때 분비되는 엔돌핀이 마치 ‘천연 마약’과도 같은 작용을 해 스트레스를 날려준다는 설이 있다. 불닭, 매운 닭발, 매운 폭립, 매운 냉면, 매운 떡볶이 등 매운 맛 음식이 유행에 상관없이 꾸준히 인기를 끌어온 이유다. 

최근 가장 핫한 매운 맛 음식은 마라탕, 마라상궈, 훠궈 등 얼얼하고 중독성 강한 ‘마라’가 들어간 메뉴다. 마라탕 열풍은 에스닉푸드 유행과 무관하지 않다. 젊은 층 위주로 동남아시아 여행이 일상화되면서 타이 음식을 비롯해 베트남 음식, 중국 사천요리가 각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중국에서는 길거리의 노점에서도 간편하게 즐길 수 있는 음식이지만 한국에서는 특유의 강한 향신료 맛과 향 때문에 대중화되지 못했으나 홍대, 상수동, 신사동 가로수길 등 젊은이들이 몰리는 지역 위주로 전문점이 하나 둘씩 생겨나면서 새로운 트렌드로 주목받고 있다. 제각각 특징을 갖고 최근 주목 받는 마라탕 전문점 몇 곳을 소개한다. 

매콤알싸한 국물이 매력적인 마라탕

'진스마라'

<진스마라의 대표메뉴인 마라탕과 마라상궈>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에 위치한 ‘진스마라’는 약 10년 전 한국에 유학을 와 중국어 강사로 활동하고 있는 주인장이 평소 즐겨먹던 고국의 음식, 마라탕의 알싸하면서도 매력적인 매운맛이 그리워 외식업 경력 20여 년인 어머니의 도움을 받아 오픈한 곳이다. 

메뉴는 마라탕과 마라샹궈, 꿔바로우 3가지. 단출하지만 오리지널리티를 잘 살려 맛집으로 입소문이 났다. 

<셀프코너에서 원하는 재료를 담고 저울에 달아 계산을 해 합리적이다. 세련된 분위기의 실내>

중국에서는 원래 마라탕 건더기만 먹고 국물은 먹지 않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사골, 돼지뼈 등 건강한 재료로 육수를 내면서 국물까지 다 먹는 방식이 유행하는 만큼 이곳에서도 돼지뼈와 닭뼈를 우린 육수로 마라탕을 조리한다. 육수는 파와 양파, 중국에서 나는 향신료인 화자오(산초)를 같이 넣고 끓여 돼지 잡내와 비린내를 잡았다.  

마라탕과 마라샹궈는 고객들이 셀프바에서 원하는 재료를 고르면 요리해주는 방식과 셰프의 추천 식재료로 요리해주는 방식 2가지 중에 선택할 수 있다. 셀프바에 준비된 채소, 해산물, 면 등 33가지의 재료를 입맛대로 골라 주방에 전달하면 육수, 산초기름과 고추기름으로 맛을 낸 매운 소스, 땅콩소스 등을 넣어 조리해 준다. 매운맛 소스는 중국 현지 마라탕의 맛을 그대로 전하기 위해 중국 쓰촨지역의 고추와 베트남 고추를 섞어서 만든다. 

마라탕이 국물요리라면 마라샹궈는 같은 재료에 매운 두반장 소스를 넣고 볶아낸 요리다. 진스마라는 매운맛 단계를 0단계부터 아주 매운 3단계까지 선택할 수 있으며, 별도로 테이블마다 산초기름과 고추기름을 비치해 놓았다. 저녁시간에는 마라샹궈, 꿔바로우와 함께 맥주를 곁들이는 고객들이 많다.

한국인의 입맛을 홀린 ‘달인의 마라탕’

'피슈마라홍탕'

<한국인의 입맛에 맞춘 고소하면서 매콤한 맛을 구현한 피슈마라홍탕. 

마라샹궈와 함께 꿔바로우, 쇼좌빙도 인기다.>

마라탕의 대중화를 기치로 매운 맛과 고소한 맛의 접점을 구현한 ‘피슈마라홍탕’은 ‘상암동 마라탕 맛집’, ‘생활의 달인’ 맛집 등으로 유명세를 얻은 후 지난해 본격적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사업을 시작한 곳이다. 

셀프바에는 신선한 채소와 버섯류, 다양한 피쉬볼, 포두부, 도삭면, 넓적당면 등 50여 종류의 재료가 준비되어 있다. 셀프 오더 시스템으로 고객이 직접 볼에 식재료를 골라 담은 후 계산대로 가서 저울에 올려 계산을 하고, 조리가 완성되면 홀직원이 서빙해 준다. 소고기나 양고기, 해산물 모듬은 냉동고에 보관되어 있어 따로 요청하면 조리할 때 추가해서 조리해 준다. 

피슈마라홍탕 맛의 핵심은 매운맛을 내는 홍유(고추기름)와 고소한 맛을 내는 화성장(땅콩장), 그리고 비법 육수다. 

홍유는 누에콩, 생강, 사천고추를 빻아 4개월 숙성 시킨 뒤 기름과 팔각, 정향, 회향, 화자오, 계피 넣고 끓여 고추기름을 내 거른 후 다시 한국고추와 사천고추, 베트남고추를 섞어 고추기름을 냈다. 화성장은 땅콩을 빻아 땅콩기름을 첨가해 섞은 뒤 청주와 달걀흰자만 넣고 끓이고 곱게 빻은 참깨를 넣어 색다른 고소함과 개성 있는 맛을 탄생시켰다.

<50여가지 신선한 식재료가 준비되어 있는 셀프코너와 실내 모습>

육수는 생닭에 쌀조청을 버무려 그 위에 고수를 듬뿍 올리고, 50℃가 넘는 술을 붓고 불을 입혀 닭의 잡내를 없애고 육즙을 가둔다. 여기에 사골 육수를 넣고 함께 고아 달인만의 비법 육수를 완성했다. 

땅콩소스의 고소한 맛만 있어 아이들도 먹을 수 있는 단계부터 1단계 중국 현지의 매운맛 등 총 6단계로 나뉘어져 있으며 보통 2단계를 선호한다. 마라홍탕을 더 맛있게 즐기려면 중국 산시성의 4대 명초 중 하나인 라오천추(식초)를 조금 넣어서 먹으면 맛과 풍미가 더욱 살아난다. 

중국 대표 마라탕 브랜드

'탕화쿵푸'

<고소하고 진한 맛이 나는 흰 육수 마라탕은 아이들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다.>

‘탕화쿵푸’는 중국에만 약 3000개의 지점을 가지고 있는 중국의 대표적인 마라탕 프랜차이즈다. 한국 외에도 미국·일본 등 해외에 진출했으며 중국의 마라탕을 국가별 입맛에 맞게 재해석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생선두부, 문어완자, 각종 채소, 면류 등을 직접 바구니에 담아 그램 수대로 판매하는 방식으로 중국 현지의 운영 방식과 같다. 마라탕 재료의 경우 입점 상권의 특성에 따라 조금씩 변화를 주되 신선도 유지에 신경쓰고 있다.

탕화쿵푸의 마라탕은 현지식 맛을 구현하기보다 한국인의 입맛에 맞게 향신료의 맛과 향을 절제했다. 마라탕을 처음 접하는 고객도 거부감 없이 즐길 수 있는 대중적인 맛이 특징이다. 3단계의 매운 맛을 선택할 수 있는데 순한 맛을 주문하면 고소하고 진한 맛이 나는 흰 육수 마라탕을 제공해 담백한 맛을 선호하는 고객들의 입맛을 잡고 있다. 

<셀프바에서 식재료를 바구니에 담아 그램으로 달아서 계산한 후 조리해 먹는다.>

탕화쿵푸 마라탕에 사용하는 육수, 양념, 땅콩소스는 모두 원팩 형태로 중국 본사에서 공수해 사용하며, 마라탕을 조리하는 가마와 식기 등도 모두 중국 현지에서 사용하는 것과 동일하다. 고객이 골라 담은 재료를 육수에 데친 후 그릇에 담아 나가는 시간은 1분 내외다. 조리 매뉴얼이 간편해 오피스가의 경우 짧은 점심시간 동안 빠르게 먹을 수 있어 테이블 회전이 용이하다. 

🔊 출처 :  누들푸들 외식산업 종합경영정보지 [월간식당] 및 [식품외식경제신문] 육주희 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