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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종명 작가의 ‘중국 음식 문화’]
해발 5천미터 넘어가니 티베트 보물로 삶은 전통 닭 요리가 나오네

  • 작성자 농심몰 (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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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성일 2023-06-29 17:3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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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베트 민족의 주식인 청보리 밭과 아름다운 호수와 빙하의 반영


티베트 고원은 해발이 3,000m에서 5,000m에 이른다. 중국은 청장고원(青藏高原)이라 부른다. 고원 남쪽인 망캉(芒康)도 평균 4,000m가 넘는다. 하늘과 구름은 이 세상 풍경이 아닌 듯 화창한 날씨를 선사한다. 고원이라 농사가 쉽지 않다. 유별나게 초록의 밭이 줄줄이 이어진다. 볏과 식물로 고원의 토양에서 자라는 칭커(青稞)다. 티베트 고원에서 거의 유일하게 사람이 먹을 수 있는 곡물이다.  



<사진 1. 칭커 밭/라우산 길(왼쪽 위/아래), 칭커 밭/라우산 고개/라우산 타르초(오른쪽 위/가운데/아래)>


티베트 주민의 주식인 짬빠(stam-pa)의 재료다. 가루로 볶아 물이나 차를 섞어 먹는다. 수수처럼 술 만드는 재료로도 쓰임새가 있다. 맛이 궁금해진다. 볼수록 신기하게 예쁘다. 망캉은 ‘지극히 신비로운 땅’이라는 뜻이다. 초록과 연두가 뒤섞인 밭을 지나니 점점 산길이다. 완만하고 꼬불꼬불한 길이 이어진다. 앞서가는 지프차가 거의 30도 기울기로 오른다. 라우산(拉烏山) 고갯길이다. 얼핏 보면 평탄하나 꽤 높다. 4,376m의 고개를 넘어간다. 티베트 불교의 오색 깃발인 타르초가 휘날리고 있다.  


고개를 넘어 서쪽으로 달린다. 214번 국도다. 차량이 움직이는 각도를 보니 이제 내려가는 듯하다. 땅도 강도 붉다. 우기가 되면 빗물만큼 강물도 붉다. 강변 마을인 루메이진(如美鎮)에 도착한다. 한참 아래인 2,600m다. 제법 큰 마을이라 식당이 몇 군데 있다. 간단하게 국수 한 그릇 삶아 달라고 했더니 세상에나 완전 딱 맞춘 입맛이다. 그냥 가정식 국수다. 짜고 매운맛은 눈 씻고 봐도 없다.  



<사진 2. 214번 국도/루메이진/가정식 국수(왼쪽 위/가운데/아래), 주카촌/줴바산 길(오른쪽 위/아래)>


배부르게 먹고 출발하자마자 주카촌(竹卡村) 팻말이 나타난다. 티베트 문자도 함께 적었는데 ‘안전’과 ‘음수(飲水)’가 나란하다. 바로 앞이 줴바산(覺巴山) 고개로 거의 4,000m다. 214번 국도 최고 난이도다. 왔다 갔다 여러 번 반복하며 올라간다. 회전할 때가 문제다. 1차선이니 앞에서 차가 오니 서로 장난이 아니다. 산허리를 지그재그로 15km나 오른다. 고도 차이가 2,000m니 공중으로 부양할 수도 없는 노릇이다. 음수는 사람이 아니라 차량을 위해 써놓은 말이다.  


멀리 민둥산이 보인다. 티베트 고원을 지나면 땅 모양과 색깔을 종잡을 수 없다. 풀과 나무 하나 없는 산 아래는 초원이다. 군데군데 검은 천막이 보인다. 여전히 유목생활을 하는 사람들이 많다. 야크나 산양을 키우며 살아간다. 정주(定住)의 세계에 살던 이방인은 도무지 이해하기 힘든 주거다. 갑자기 꼬부랑길이 나타난다. 또다시 가로막는 고산이다.  



<사진 3. 민둥산/유목 천막/둥다산(왼쪽 위/가운데/아래), 칭커/칭커주(오른쪽 위/아래)>


둥다산(東達山) 고개에 정차하니 숨이 턱에 닿을 지경이다. 해발 5,130m 팻말 때문이다. 조심스레 걸었는데 호흡은 거칠어지고 심장이 박동을 시작한다. 고산 반응이다. 서둘러 1,000m 아래로 1시간을 달려 쭤궁(左貢)으로 하강한다. 망캉에서 160km를 달렸다. 서울에서 대전 거리다. 고원의 시간은 평지와 다르다. 하루 종일 눈으로 바라보던 칭커의 색다른 등장을 만끽한다. 코와 입으로 맛보는 칭커주(青稞酒)다. 알코올 도수가 45도다. 초록의 밭이 풍긴 향기가 목젖을 타고 내리니 푹 자고도 남는다.  



<사진 4. 방다 초원/방다 초원의 말(왼쪽 위/아래), 방다 광장/낙타와 만두/오체투지(오른쪽 위/가운데/아래)>


눈을 뜨니 그냥 딴 세상이다. 고원의 초원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색다르다. 방다(邦達) 초원을 달린다. 하늘도 진정한 하늘색이다. 고인 연못에 반영된 빛깔도 그대로 하늘이다. 온 사방의 아침 먹거리를 즐기는 말도 보인다. 날렵한 몸매가 미끈하다. 방다 광장 가운데에 말과 마부 조각상이 멋지다. 고원을 휘젓고 다니는 자부심이 느껴진다. 광장 식당에서 만두로 요기를 한다. 여행 친구인 도자기 낙타를 꺼내 옆에 놓았다. 가끔 냄새라도 먹으라는 배려다. 티베트 만두가 술술 배로 잘 들어가니 다행이다. 고산 반응으로 고생하지는 않겠다. 바깥으로 나오니 오체투지 하는 사람이 보인다. 1,000km 떨어진 티베트 수도 라싸로 간다. 지프차 타고 달리는 여행자는 고개를 들기 힘들다. 그 마음이나 신앙도 이해하기 힘들다. 그저 바라볼 뿐이다.  


318번 국도로 들어서니 곧바로 4,658m의 예라산(業拉山) 고개다. 어김없이 타르초가 많다. 빽빽하게 적은 티베트 문자는 아무리 봐도 암호 같다. 삽화와 함께 불경을 적었다. 자주 봐서 그런지 친근하다. 부처의 뜻이 온 세상에 널리 퍼지길 바라는 소망이다. 세찬 바람을 따라 고개를 넘자마자 말로 표현하기 힘든 장관이 펼쳐진다.  



<사진 5. 예라산/천로 표지판/천로 72과이(왼쪽 위/가운데/아래), 천로의 말/천로(오른쪽 위/아래)>


인간이 만든 길이 아니다. 신의 솜씨로 화폭에 그린 듯하다. 햇볕이 밝아 길이 더욱더 선명하다. 이리저리 금을 그은 듯 또렷하게 드러난다. 오르내리는 길이 통째로 산을 다 삼킨 듯하다. 도대체 이 길은 누가 만들었는가? 노고가 흠뻑 느껴진다. 길을 만들고 뭐라 부르나? 뒤돌아보니 천로(天路)와 72과이(拐)가 보인다. 하늘로 오르는 길이다. 과이(拐)는 회전이니 72번 구비구비 돌고 도는 길이다. 자동차도, 오토바이도, 화물차도 간다. 자전거도, 트랙터도 간다. 길은 뜻밖에 평탄하다. 말도 터벅터벅 잘도 내려간다.  


방다에서 라싸에 이르는 국도에서 손꼽는 절경은 호수와 빙하다. 먼저 바쑤(八宿)의 3,750m 지점에 위치한 란우호(然烏湖)다. 산이 붕괴돼 형성된 언색호(堰塞湖)로 최고 수심이 50m에 이른다. 하늘과 구름이 데칼코마니를 이룬다. 야크가 어슬렁거리며 주위를 맴돈다. 샛길로 빠져 남쪽으로 30분을 들어간다. 일부러 찾아가는 길이다.  



<사진 6. 란우호/미두이빙천(왼쪽 위/아래), 란우호와 야크/미두이빙천/설연화(오른쪽 위/가운데/아래)>


보미(波密)에 있는 미두이빙천(米堆冰川)이다. 1988년에 빙하가 갈라지더니 주저앉았다. 빙하의 경계가 4,600m까지 내려왔다. 빙하가 녹아 호수를 만드니 자연스레 반영이 연출된다. 볼수록 신비한 느낌이다. 물을 만져보니 짜릿하다. 티베트 빙하와 손을 잡으니 엔도르핀이 엄청 상승한다. 빙하 꼭대기까지 시선을 올려본다. 구름보다 더 순백의 색채를 담은 빙하가 영면하고 있다. 공예품 파는 좌판에 흥미로운 물건이 보인다. 빙하에서 날아온 듯한 눈꽃이 붙은 설연화(雪蓮花)다. 해발 3~4,000m에 자생하며 차나 약재로 사용한다. 독주에 담았다가 마시면 보약이라는 말도 있다.  



<사진 7. 티베트 왕 고향(왼쪽 위), 스궈지(왼쪽 가운데/아래), 루랑진/목장(오른쪽 위/아래)>


계속 서진하면 티베트 왕의 고향이 나온다. 1대 티베트 왕이 출생했다는데 신화다. 금방 ‘용왕이 사는 골짜기’라는 뜻인 루랑(魯朗)이 나온다. 여행자가 꼭 먹고 가는 요리가 있다. 닭을 돌솥에 삶아 먹는데 스궈지(石鍋鷄)라 한다. 영계에 삼과 천마, 송이 등 10여 가지 티베트의 ‘보물’을 넣는다. 말만 들어도 끝내주는 국물이다. 티베트 전통 방식이라고 유명세를 타서 너도나도 가게를 열었다. 보물 먼저, 그리고 닭고기를 먹는다. 남은 국물에 온갖 야채와 두부를 넣고 또 먹는다. 밥이나 면도 원하기만 하면 찰떡궁합이다. 바로 옆에 목장이 있다. 강을 건너 계곡까지 다녀오는 코스다. 소화시킬 놀이도 있으니 마음껏 먹어도 된다.  




🔊 출처 : 누들푸들 최종명 중국문화 전문가, 작가 및 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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