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몰

마케팅부터 메뉴 개발까지 활용도 최고

  참기름에 비해 평가절하됐던 들기름이 최근 대중적 호감을 등에 업고 메뉴 개발과 마케팅에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특히 저온 압착한 생 들기름은 맛과 향, 희소성과 높은 불포화지방산 함유로 ‘올리브유’에 비견되며 SNS 영역에서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들기름을 식재료로 대중에게 어필한 대표적인 메뉴는 들기름 막국수다. 고기리막국수가 그 포문을 열었고, 미디어와 인플루언서들이 덕후가 되어 앞다퉈 불을 지핀 덕에 들기름막국수는 이제 국민 메뉴로 자리잡아 전국에 수많은 외식업소에서 들기름 막국수를 선보이고 있고, 대형 식품사들이 줄지어 내놓은 밀키트 제품도 마켓에서 쉽게 찾을 수 있을 정도다. 

<사진 1. 진화하고 있는 들기름요리. 

사진은 차례대로 들기름막국수, 들기름깻잎브루키, 들기름커피, 창란젓들기름파스타. >

  들기름 막국수가 촉발한 들기름에 대한 호감은 들기름 파스타와 들기름 디저트, 들기름 커피까지 영역을 불문해 확대 진화하고 있다. 들기름 막국수 역시 기존의 단순한 형태에서 벗어나 먹는 방식, 고명, 양념을 다양화하며 새로움을 모색하고 있다. 지난 2015년 권우중 셰프, 최현석 셰프 등 식재료에 예민한 이들이 앞서 선보였던 민들레국수, 들기름 냉파스타 등 들기름 메뉴도 최근 다시 소환되는 모습이다. 이미 자리를 잡은 들기름 막국수 이외에 들기름을 이용한 다양한 메뉴들이 단순히 실험적으로 끝날지 대중의 환호를 계속 이어갈지는 미지수다. 그러나 익숙하면서도 새로운 경향을 찾는 소비성향과 들기름 자체가 가진 영양적 장점 등을 고려했을 때 향후에도 지속적으로 인정받을 가능성이 작지 않아 보인다.  

감태에 싸 먹는 들기름 막국수

'뱅뱅막국수'

<사진 2. 뱅뱅막국수의 들기름막국수. 

들기름에 비빈 막국수를 감태에 싸먹는 방식이 특징.>

  서울 양재동 뱅뱅사거리에 위치한 뱅뱅막국수의 대표메뉴는 막국수와 만두, 육전이다. 들기름 막국수는 이 집의 최고 인기 메뉴 중 하나. 들기름에 비빈 자가제면 메밀국수에 궁채 장아찌, 김가루, 그라인더로 갈아낸 깨와 뱅뱅 돌린 모양의 달걀을 올리고 감태를 곁들인다. 들기름 막국수를 뒤섞지 않고 감태에 싸 먹는 것이 특징. 감태의 쌉쌀하고 고소한 맛과 들기름의 묵직한 향, 부드러운 메밀면과 오독오독한 궁채 장아찌의 식감이 조화롭다. 양식 스타일 플레이팅도 눈에 띈다.  

<사진 3. 뱅뱅막국수의 외부모습. 

들기름막국수와 점심 20개 한정메뉴인 참기름막국수세트.>

  들기름막국수 외에 참기름막국수도 시도해 볼만하다. 감태와 궁채 장아찌 대신 간장, 고춧가루, 곤드레 나물, 쪽파를 섞어 비벼 먹다가 국수를 조금 남겨 육수를 부어 먹으면 또다른 맛을 느낄 수 있다.  

들기름커피와 구움과자

'문화시민 서울'

<사진 4. 문화시민 서울의 내외부 모습.>

  문화시민 서울은 디저트 오마카세 집이다. 차에 어울리는 다양하고 화려한 플레이팅 디저트를 낸다. 커피는 아메리카노와 들기름커피가 전부다. 들기름커피는 에스프레소 샷에 들기름을 넣어 만든 크림을 섞고 그 위에 들기름을 살짝 뿌려 차갑게 즐기는 메뉴다. 섞거나 흔들지 말고 그대로 마셔야 제 맛이다. 들기름과 에스프레소의 강렬한 맛과 향이 부딪치며 역설적으로 다소 소박한 맛이 낯설지 않다.  

<사진 5. 역삼동 문화시민 서울의 들기름커피와 구움과자.>

  휘낭시에, 마들렌 등 10여 종 이상의 구움과자중에서 곁들임 메뉴를 고르는 것도 재밌다. 다소 고개를 갸우뚱 할만한 조합인데, 시나몬이나 넛맥, 레몬, 오렌지를 얹은 커피를 생각하면 좀더 쉽게 이해할 수 있다.  

들기름 카펠리니에 창란젓과 구운 김 

'성수온실'

<사진 6. 성수온실의 외부 모습. 내부는 1, 2층으로 나뉘어 있다.>

  한식 퓨전음식점 성수온실의 메뉴에는 창란젓들기름파스타가 있다. 삶아서 적당하게 자른 카펠리니에 들기름을 뿌리고 양념한 창란젓을 올린 후 채 썬 깻잎과 구운 김을 곁들인다. 재료를 비비거나 섞지 말고 카펠리니 면을 김 위에 올리고 깻잎과 창란젓을 얹어 싸 먹으면 된다. 들기름은 소면처럼 가는 카펠리니 면발의 풍미를 은근하게 올려주고, 창란젓과 김의 조합이 한식의 감칠맛을 강조해 준다.  

<사진 7. 성수온실의 창란젓들기름파스타와 깻잎페스토파스타.>

  이 외에 성수온실에는 바질 대신 깻잎을 이용한 페스토를 올린 파스타, 수제떡갈비 등 한식을 베이스로 한 퓨전메뉴들을 만날 수 있다.  

들기름과 깻잎을 이용한 브루키

'홀드더도어'

<사진 8. 디저트 프로젝트 홀드더도어의 내외부.>

  브라우니(Brownie)와 쿠키(Cookie)를 합친 브루키(Brookie)를 맛볼 수 있는 곳이다. 2010년대 초반부터 뉴욕의 베이커리를 휩쓴 브루키에 비스코프와 마카롱의 감각이 섞인 듯 재밌게 해석했다.  

<사진 9. 홀드더도어의 브루키와 커피 피콜로. 

들기름깻잎브루키는 이곳의 특별한 메뉴.>

  꾸덕꾸덕하면서 쫀득한 브라우니와 바삭한 쿠키의 식감을 동시에 낸 것이 돋보인다. 특히 들기름깻잎 브루키는 들기름을 섞은 쿠키에 깻잎 필링을 샌딩하고 고소한 통깨를 올려 특유의 묵직하면서 익숙한 향과 맛, 톡톡 씹히는 깨의 식감이 뉴욕식이지만 한식 디저트의 색이 강하다. 이곳에는 들기름깻잎 브루키를 비롯해 10여 종 안밖의 브루키와 플레이팅 디저트, 푸딩, 음료를 즐길 수 있다.  

🔊 출처 :  누들푸들 외식산업 종합경영정보지 [월간식당] 및 [식품외식경제신문] 육주희 전 편집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