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몰

  2년 넘게 전 세계를 마비시켰던 ‘COVID-19’ 팬데믹이 2022년 위드 코로나로 전환되면서 정상화되는가 싶었지만 아직까지 그 여파가 삶의 곳곳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전쟁과 팬데믹 기간동안 경기부양을 위해 시장에 과하게 풀었던 돈이 인플레이션을 일으켜 고물가, 고환율, 고금리라는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이런 가운데 국내 소비 트렌드는 안전한 외식, 간편식, 경험과 공유, 콜라보레이션, 푸드테크 등 다양한 내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으며 지속, 강화, 약화, 소멸, 확대를 반복하고 있다.  

  2023년을 한 달여 앞두고 여러 기관에서 2023년 트렌드를 발표했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는 지난 11월 17일 ‘2023 주목할 외식 트렌드’를 발표했다.  

  외식 트렌드는 국내외 경제 및 정세, 소비행태, 사회, 문화, 기술, 인구변화 등 다양한 요인에 영향을 받고 있다. 2020~2021년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안전한 외식, 야외 매장, 버추얼 레스토랑, 배달시장, 포장, 푸드테크, 간편식, 밀키트, 건강&프리미엄 등이 주요 트렌드 키워드였다면 2022년은 가성비, 런치 플레이션, 초저가, 양극화가 주요 키워드였다. 이번에 발표한 2023 주목할 외식 트렌드는 외식소비 행태, 소비감성&마케팅, 메뉴 등으로 구분했다.  

짠테크와 플렉스 소비성향 동시에 나타나

  가장 대표적인 외식소비 행태로는 양극화를 꼽았다. 엔데믹과 함께 찾아온 고물가는 불황기의 대표적인 소비행태인 ‘짠테크’와 ‘플렉스’의 양극화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 지금의 양극화는 단순히 소득에 따른 양극화가 아닌 동일인이 짠테크와 플렉스 소비성향을 동시에 갖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나만의 취향, 가치가 잠재되어 있다. 소위 ‘점심은 구내식당, 저녁은 편의점, 주말은 구찌 레스토랑’을 소비하는 형태다.  

  양극화를 대표하는 키워드로는 런치 플레이션, 짠테크, 무지출 챌린지, 초저가, 구내식당, 편의점 간편식, 미식 플렉스, 프리미엄, 함께 주문(배달앱), 명품 브랜드 F&B, 호텔 빙수, 프리미엄 버거 등이 있다. 특히 해외 명품 패션 브랜드들은 명품 브랜드 제품을 구매하는 것을 넘어 브랜드 자체를 체험하고 싶어하는 소비자들을 겨냥해 카페나 레스토랑을 오픈하는 등 명품 브랜드 F&B가 주목받고 있다.  

<사진 1. 구찌 오스테리아 레스토랑 내부 (사진 업체 제공)>

<사진 2. 루이비통의 팝업 레스토랑 내부 (사진 업체 제공)>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오픈한 ‘구찌 오스테리아’ 레스토랑과 서울 성수동과 청담동에 문을 연 ‘디올 카페’가 대표적이며, 루이비통은 팝업 레스토랑인 ‘피에르 상 앳 루이비통’을 운영하기도 했다. 명품 브랜드에서 운영하는 레스토랑과 카페는 일반 업소에 비해 가격대가 매우 높지만 예약에 성공해야만 갈 수 있을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고 있다.  

소비감성&마케팅, ‘경험이 곧 소유이자 가치’

  트렌드는 갑자기 생겨나기보다는 범위와 정도가 확대 및 확장되는 경향이 높다. 2020~2022년에 도출된 소비감성&마케팅 키워드는 취향, 공유, 재미, 참여 등이었다. 2023년 역시 4가지 키워드의 연장선상에서 콜라보의 확대, 인증샷 전성시대, 리뷰 마케팅, O켓팅, 오픈런, 포모 신드롬(FOMO Syndrome) 등을 꼽았다. 재미와 경험을 중시하면서 음식 맛집보다 사진 맛집이 유명해지고 소외, 뒤처짐에 대한 두려움이 인증샷을 통한 과시욕으로 발현하고 있는 것. 이에 따라 외식업계도 지속적으로 이슈를 불러일으키기 위해 동종·이종 산업간 콜라보를 하거나 업계를 주도하는 경영주 또는 셰프 간 인적 콜라보레이션이 더욱 활발해질 듯하다.  

  콜라보레이션의 예를 들면 노브랜드버거가 브랜드 콜라를 출시하면서 아티스트 나나아스트로와 콜라보하고 팝업스토어를 통해 소비자에게 재미와 인증샷 욕구를 충족시켰다. 또 효도치킨은 나난과 협업해 ‘효도소반’을 기획했고, 할리스는 레드벨벳 립을 굿즈로 출시했다.  

<사진 3. 아티스트 나나아스트로와 콜라보레이션으로 탄생한 

노브랜드 버거의 ‘브랜드 콜라’ (사진 업체제공)>

  최근 소비자들이 주목하는 키워드는 ‘오픈런’이다. 남들보다 빠르게 브랜드나 제품을 소비한 후 인증샷을 남김으로써 자신의 존재감을 확인하는 소비다. 대표적인 사례가 세계적으로 유명 셰프인 고든램지가 서울 송파구 롯데월드몰에 ‘고든램지버거’를 선보이자 14만원대 버거로 ‘오픈런’ 화제를 모았다. 고든램지는 이의 성공에 힘입어 최근 서울 성동구 디타워서울포레스트에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를 오픈해 또 한번의 오픈런을 예고했다.  

<사진 4. 좌 : 고든램지 버거(사진 업체제공), 우 :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

<사진 5. 성수동에 오픈한 고든램지 스트리트 피자 실내 전경 (사진 업체제공)>

  해외에서는 1990년 모스크바에 첫 매장을 열었던 맥도날드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32년 만에 철수한다는 소식에 맥도날드 매장 앞에는 이른 아침부터 ‘오픈런’으로 장사진을 이뤘고 온라인에는 햄버거 세트가 5만루블(약 46만원)에 판매됐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비건·전통주·유명 맛집 밀키트로 힙하게, 편리하게

  코로나를 계기로 건강, 비건, 대체육 시장 확대, 우리술, 윤리적 소비 등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식재료의 원산지와 제철 식재료를 중요하게 여기며 더하기보다 빼기를 통해 핵심에 집중하는 식생활을 지향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는 것. 기성세대의 문화로 인식되던 전통주는 큐레이팅과 페어링 등을 통해 젊은층에게 곧 ‘힙(hip)’의 대명사가 됐다.  

  최근에는 아티스트인 박재범이 원소주 스피릿을 출시해 젊은층에게 폭발적인 인기를 끌고 있지만 소량만 생산돼 운이 좋아야 구할 수 있을 만큼 구매하기 힘들기로도 유명하다.  

<사진 6. GS25와 GS THE FRESH에서 판매되고 있는 원소주 (사진 업체제공)>

  코로나19로 인해 외식의 즐거움을 대신해 주던 간편식은 전국의 유명 맛집, 유명 셰프들이 가세해 밀키트를 잇달아 출시하면서 ‘외식의 즐거움’을 충족시켜주는 간편식 시장의 확대를 가져오고 있다. 밀키트는 요리하는 재미와 조리의 간편함을 주면서 어느 정도 보장된 맛을 담보해 줘 엄마가 해주는 집밥을 보조하는 수단으로도 활용되고 있다. 간편식 시장은 코로나19에 따른 집합제한 조치가 해제되면서 매출이 다소 떨어지는 듯했으나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고물가와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한 고금리, 고환율이 지속되고 장바구니 물가가 천정부지로 치솟으면서 대기업은 물론 유명 맛집과 셰프, 호텔까지 시장에 가세하면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 출처 :  누들푸들 외식산업 종합경영정보지 [월간식당] 및 [식품외식경제신문] 육주희 전 편집국장